고양이는 종이 박스를 비롯한 좁은 장소에 몸을 숨기기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최근 위트레흐트 대학(University of Utrecht)의 연구팀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라는 증거를 내놓았습니다.
이들은 네덜란드 동물 보호소에 들어오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새로 우리 안에 갖힌 고양이 10 마리에게는 박스를 주고 9 마리에게는 주지 않은 상태에서 3-4일 째의 행동을 비디오를 통해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박스가 있는 우리 안의 고양이는 현저하게 스트레스 반응이 적었으며,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 내용을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Credit : unknown)
연구의 저자 가운데 한명인 클라우디아 빈케(Claudia Vinke)는 고양이가 좁은 은신처를 선호하는 이유가 환경 변화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이 자연 상태에서 안전하기 위해서는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고양이의 야생 습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 고양이가 개만큼 가축화가 덜 된 상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한 이유로 지목되는 것은 것은 체온입니다. 고양이는 주변 환경이 30 - 36℃ 정도일 때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 같은 작은 육식 동물은 체온을 쉽게 빼앗기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따라서 사냥할 때 이외에는 가능하면 좁은 공간에서 몸을 웅크린채로 체온을 빼앗기지 않게 하고 자는 것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사냥할 때만 날렵하게 움직이면 되는 것이죠.
고양이의 이런 야생 습성은 사실 인간에게 길들여진 이후에는 필요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가축화는 오래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보는 고양이들도 이런 행동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죠. 아무튼 박스 안에 들어가는 고양이의 행동은 주인 입장에서는 귀여움을 유발하니 다른 의미로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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