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내 여러 기관의 합동으로 태양에너지를 직접 액체 연료로 바꾸는 박테리아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를 인공 잎(Bionic leaf)라고 명명했습니다. 하버드 의과 대학, 하버드 대학 와이즈 연구소, 하버드 대학 예술 및 과학 대학 (Harvard University's Faculty of Arts and Sciences, Harvard Medical School and the Wyss Institute)의 과학자들은 햇빛을 받아서 산소와 수소를 만드는 촉매에 박테리아를 더해 직접 액체 연료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태양에너지를 이용해서 수소나 액체 연료를 만드려는 시도는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부분도 있고, 실제로 소규모이긴 하지만 조류를 이용한 액체 연료 제작도 시도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산업적인 규모로 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경제성도 있는 대체 연료 생산은 아직까지 어려운 상태입니다.
요셉 토렐라(Joseph Torella), 파멜라 실버(Pamela Silver) 교수, 그리고 다니엘 노세라(Daniel Nocera) 교수 등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들은 Ralstonia eutropha라는 박테리아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일단 노세라 교수가 이전 MIT에서 개발했던 촉매제를 이용하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소 자체로도 연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현재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탄화 수소 연료 가운데 하나인 아이소프로판올(Isopropanol)을 만드는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아이소프로판올은 프로판올-2 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CH3)2CHOH 의 화학식을 가진 프로판올의 이성질체입니다. 주로는 각종 용제나 소독, 방부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가연성으로 연료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연구팀에 의하면 이 방식이 반드시 연료를 생산하는 목적으로만 이용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매우 다양한 원료 및 약물을 개발하는데 사용될 수가 있다는 것이죠. 즉 아이소프로판올 대신 다른 탄화수소를 만드는데 응용될 수 있습니다.
(광합성을 위한 엽록체를 다수 가진 식물 세포의 현미경 사진. Plant cells with visible chloroplasts (from a moss, Plagiomnium affine) Credit: Wikipedia )
연구팀에 의하면 태양에너지를 아이소프로판올로 바꾸는 에너지 효율은 1%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자연적인 광합성의 효율에 맞먹는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바이오 에너지가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의 일부만을 사용하는 점을 생각하면 획기적인 결과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5% 변환 효율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려면 사실 효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는 사실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의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옥수수를 재배하면 옥수수가 생산한 광합성 에너지는 잎, 줄기, 뿌리를 만드는데 상당 부분 사용되고 남는 부분만 옥수수가 되겠죠. 그리고 이 옥수수를 다시 에탄올로 변환시키는데도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물론 옥수수를 재배하고 비료와 농약을 줄 때도, 수확을 할 때도 에너지가 들어가죠. 따라서 이런 식의 바이오 연료가 정말 친환경 대체 에너지인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잎, 줄기, 뿌리 따위를 만들지 않는 단세포 조류나 박테리아를 연구 중에 있습니다. 과연 실제로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만족시키는 바이오 연료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이 연구는 PNAS에 실렸습니다.
참고
Efficient solar-to-fuels production from a hybrid microbial–water-splitting catalyst system, PNAS,www.pnas.org/cgi/doi/10.1073/pnas.142487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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