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0만년전에서 400만년 사이, 남미에는 현재의 기니 피그에 가깝지만 그 크기는 엄청나게 큰 설치류(rodent)가 살았습니다. Josephoartigasia monesi라는 학명의 이 멸종 설치류는 완전한 골격 대신 53cm 길이의 두개골과 30cm 길이의 치아 화석만 있어 정확한 크기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체중이 1톤 정도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버팔로와 비슷하든지 조금 큰 정도가 가장 가능성 있는 크기입니다. 따라서 요제파오르티가시아 모네시는 역대 가장 큰 설치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티 마우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죠.
(Josephoartigasia monesi의 복원도. Artist's impression of Josephoartigasia monesi. Credit: James Gurney )
과연 이런 거대한 앞니를 지닌 설치류가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한데, 여기에 대해서 요크 대학 산하 연구소의 필립 콕스 박사(Dr Philip Cox, of the Centre for Anatomical and Human Sciences, a joint research centre of the University's Department of Archaeology and HYMS)와 그의 동료들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 요제파오르티가시아의 거대 앞니(Incisor)가 과연 어떤 기능을 했을 지 분석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거대 설치류의 무는 힘은 1400 N에 달해서 현대의 호랑이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니의 지지력은 그 세배 힘도 견딜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튼튼하고 긴 앞니는 아무 이유없이 진화하지 않았을 것인데, 연구팀이 세운 가설은 이 이빨을 현대의 코리끼처럼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코끼리의 상아가 그렇듯이 이빨을 이용해서 땅을 파서 먹이를 찾을 수도 있고 질긴 나무를 벗겨 먹을 수도 있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육식 동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역할도 같이 겸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크게 튀어나온 이빨인 만큼 용도는 꽤 많겠죠.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재미있는 용도도 있었을 수 있습니다.
(요제파오르티가시아의 두개골 화석. Josephoartigasia monesi fossils. Credit: Andres Rinderknecht and Ernesto Blanco )
물론 직접 그 시절로 돌아가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 어떤 용도로 이 거대한 앞니를 사용했는지는 100% 알 수 없겠지만 이와 같은 추정은 매우 타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무 이유 없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런 이빨을 진화시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꽁짜는 없는 법이죠. 뭔가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이런 거대한 몸집과 큰 이빨은 많은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상황이 갑자기 어려워지면 생존에 금세 불리한 조건이 될 수 밖에 없죠. 결국 이 거대 설치류는 오래 번성하진 못하고 멸종됩니다. 참고로 당시 이 동물이 살았던 시기에는 남미에 인류의 조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멸종은 인간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공룡 때문에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사실 신생대도 여러 가지 신기한 동물들이 살았던 별천지였습니다. 아마도 이 거대 설치류 역시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