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전투기로 로켓 발사하기 - ALASA


 지구 중력을 거슬러서 우주 공간에 물체를 띄우는 일은 돈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1회용인 로켓을 사용해야 하는데 로켓 무게에 비해서 아주 작은 물체만을 궤도로 올릴 수 있으니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죠.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오랜 세월 엔지니어들의 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에는 1 단 로켓의 역할을 항공기에 맡기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1단 로켓은 재활용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죠. 현재 있는 항공기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나 운용비용이 작은 것도 또 다른 장점입니다. 과거 소개한 페가수스 로켓이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죠. 

 페가수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95693067

 그런데 미국 방위 고등연구계획국 (DARPA)은 페가수스 보다 작은 미니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로켓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Airborne Launch Assist Space Access (ALASA)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의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F-15 같은 현재 운용하는 전투기를 이용해서 100 파운드 (45kg) 이하의 작은 인공 위성을 저지구궤도(LEO)로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컨셉 아트) 



(동영상)   

 ALASA는 소형 인공 위성을 100만 달러 이하 비용으로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IT 및 연관 기술의 급격한 진보로 인해서 소형 인공 위성의 성능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에 작은 위성이라고 해도 정찰 임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쟁 상황에서 적이 아군의 위성을 공격하는 경우에 신속하게 이를 보충할 수 있으려면 작고 저렴한 정찰 위성 뿐 아니라 저렴하고 신속한 발사 플랫폼도 필요합니다. 

 ALASA가 성공한다면 미군은 24시간 이내로 원하는 소형 위성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발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 얻는 군사적 이점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 공군이 발사장이나 로켓을 구하지 못해서 위성 발사가 지연되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죠. 동시에 매우 많은 수의 위성 발사 역시 충분히 가능합니다. 

 DARPA의 전술 기술 연구소의 브래드포드 투슬리(Bradford Tousley, director of DARPA's Tactical Technology Office)는 ALASA 계획이 개발 기술 및 개념을 검증하는 1 단계를 지났으며 보잉(Boeing) 을 1차 사업 계약자로 선정해서 2 단계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 단계에서는 프로토타입 제작은 물론 12회의 시험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기술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DARPA는 첫 번째 시험 발사를 2015년 말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6년 상반기에 첫번째 궤도 진입이 가능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수없이 많은 위성을 발사한 바 있고, 항공기 발사 로켓의 개발 역사도 긴 편이라 관련 노하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항상 예기치 않았던 기술적 어려움이나 문제가 생길 소지는 있어서 2016년에 첫 궤도 진입이 가능할지는 물론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2016년 ALASA 가 성공한다면 미국의 항공기 발사 우주 로켓은 2가지 종류가 되는 셈인데(첫 번째는 물론 페가수스) 페가수스 처럼 ALASA 도 결국 민간 상업용 위성 발사 부분에 진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발사 비용이 매우 저렴한 미니 위성의 황금기가 올까요? 두고보면 알게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