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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301 - 하나로 합쳐질 두 개의 백색 왜성



 우주에서 초신성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백색 왜성이 태양 질량의 약 1.38배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발생하는 Type Ia 초신성은 밝기가 일정해서 우주에서는 거리를 측정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백색 왜성이 일정 질량에 도달하면 탄소와 수소가 다시 연소되면서 폭발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백색 왜성이 그런 질량에 실제로 도달하게 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초신성 폭발은 대부분 아주 먼 거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관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실제로 이 이론이 가능할 후보 천체를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행성상 성운 헤니즈 2-428 (planetary nebula Henize 2-428)은 독특한 가스 성운을 지닌 행성상 성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문학자 미구엘 산탄데르-가르시아 Miguel Santander-Garcia (Observatorio Astronomico Nacional, Alcala de Henares, Spain; Instituto de Ciencia de Materiales de Madrid (CSIC), Madrid, Spain)와 그의 동료들은 현재 세계 최대의 광학 망원경인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Gran Telescopio Canarias)를 이용해 실제로 이 가스 성운 내부에 백색 왜성이 하나가 아닌 두 개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두 개의 백색 왜성이 있는 행성상 성운 Henize 2-428의 상상도.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central part of the planetary nebula Henize 2-428. The core of this unique object consists of two white dwarf stars, each with a mass a little less than that of the Sun. They are expected to slowly draw closer to each other and merge in around 700 million years. This event will create a dazzling supernova of Type Ia and destroy both stars.
Credit: ESO/L. Calcada)

 이 두개의 백색 왜성들은 태양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두 개의 질량을 합쳐 태양의 1.8배 정도로 생각됩니다. 이 두 별은 불과 4 시간을 주기로 서로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7억년 이내에 서로 충돌해서 하나의 별이 - 이 경우엔 중성자별 - 될 예정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이 백색 왜성들은 점점 다가서면서 중력파를 발생시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론이 옳다면 Type Ia 초신성이 되어 밝게 빛날 것입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ESO의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는 Type Ia 초신성이 지금까지는 이론이었다며, 이번에 발견한 이 두 백색 왜성이 이것이 진짜(real thing)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기한 한쌍의 백색 왜성은 오늘날 우주론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ype Ia 초신성의 탄생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셈입니다.

 아마도 Type Ia 초신성이 생기는 기전은 두 개의 백색 왜성이 서로 합쳐지는 것 이외에 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할 것입니다. 기존의 백색 왜성이 주변으로부터 가스와 먼지를 흡수해서 질량이 더 커지는 것도 그 중 하나겠죠. 아마도 더 연구를 진행한다면 초신성과 백색 왜성에 대해서 더 다양한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발표되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M. Santander-Garcia et al. The double-degenerate, super-Chandrasekhar nucleus of the planetary nebula Henize 2-428Nature, 9 February 2015 DOI: 10.1038/nature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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