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는 최근 유방암 치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팔보시클립 Palbociclib (코드네임 PD-0332991, 상품명 Ibrance)을 승인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화이자(Pfizer)가 개발한 것으로써 CDK-4와 CDK-6 억제제입니다. cyclin-dependent kinases(CDK)는 세포의 분열 주기에 작용하는 물질로 이를 억제하므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인데, 2상 임상 시험(Phase 2 Trial)에서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던 신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hemical structure of palbociclib (PD 0332991)
이 신약의 개발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UCLA의 리처드 핀 박사(Dr. Richard Finn, the study's principal investigator and a researcher at UCLA's Jonsson Comprehensive Cancer Center)와 그의 동료 데니스 슬라몬 박사(Dr. Dennis Slamon, director of the Revlon/UCLA Women's Cancer Research Program and Clinical/Translational Research at the Jonsson Cancer Center)는 화이자와 협력으로 CDK 억제제를 개발했습니다.
이 약물의 타겟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strogen-receptor-positive (ER+)) 및 HER2 음성(HER2-negative (HER2-)) 유방암 세포로 특히 다발성 전이가 된 유방암 환자에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었습니다.
팔보시크립은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1상 임상 시험을 통과한 후, 2상 임상 시험(PALOMA-1/TRIO-18 테스트. Lancet Oncology 2015;16:25-34)에서 165명의 폐경후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되었습니다. ER+/HER2-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기존의 약물인 레트로졸(letrozole) 단독 투여군과 비교시 레트로졸 + 팔보시클립 투여군은 암 무진행 생존 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이 10.2 개월대 20.2 개월로 무려 두배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P=0.004)
항암제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이 임상 실험에 참가했던 의료진과 환자 모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전체 생존 기간을 얼마나 증가시킬 수 있을지는 현재 진행되는 3상 임상 실험 결과와 장기 추적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FDA에서 이렇게 신속하게 승인을 해준 것은 물론 2상 임상 시험에서의 인상적인 약효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 약물은 기존의 약과 다른 기전으로 악성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만큼 기존 약물과의 병합 요법을 통해 유방암 환자에게 큰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현재 핀 박사는 660명의 E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적 3상 임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 결과가 나오게 되면 신약이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이 약물이 암환자 치료에서 더 다양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지 역시 앞으로의 연구 과제가 될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방암 환자가 많을 뿐 아니라 국내에도 유방암 환자가 많은 만큼 일단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조사인 화이자에게도 희소식인데 JP 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약의 매출액이 2020년까지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희소식이 아닌 부분은 약값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약값이 한달 기준 9850달러 (약 1000만원)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서 조속히 약값이 안정되기를 기대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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