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하라 모래 바람이 아마존 열대 우림에 미치는 영향은?

 자연은 놀라움으로 가득찬 세계입니다. 특히 직관적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라면 더 신기하게 느껴지죠. 아마존 열대 우림과 사하라 사막과의 관계 역시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이 지역들은 극과 극의 환경입니다. 한쪽은 극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체만 살아갈 수 있는 뜨겁고 건조한 환경이며 다른 한쪽은 온갖 생명체들이 넘처 흐르는 풍요롭고 습한 환경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이 둘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막대한 먼지 입자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천연적인 비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뜻밖의 관계는 겉으로는 상관없어보이는 지구의 생태계가 서로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오는 영양 성분들이 아마존 열대 우림의 생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이 도달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나사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와 메릴랜드 대학의 합동 연구소인 다기관 지구 과학 센터의 유홍빈(Hongbin Yu, an associate research scientist at the Earth System Science Interdisciplinary Center (ESSIC))과 그의 동료들은 나사의 칼립소 -  Cloud-Aerosol Lidar and Infrared Pathfinder Satellite Observation (CALIPSO) - 위성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영양 성분이 아마존에 도달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건너오는 먼지 입자의 컨셉 이미지.  This conceptual image depicts dust from the Saharan Desert crossing the Atlantic Ocean to the Amazon rainforest in South America.
Credit: Conceptual Image Lab, 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  

 이들이 2007년부터 2013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2770만톤의 먼지 입자가 대서양을 건너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0.08% 인 22,000톤에 해당하는 인(phosphorus) 성분입니다. 인 성분은 비료로 매우 중요한 물질로 이것이 부족하면 식물들이 제대로 자랄 수가 없습니다. 

 아마존의 열대 우림에서는 해마다 많은 양의 인이 빗물에 씻겨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서양 저편에서 날아오는 천연 비료 덕분에 울창한 열대 우림이 번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측정한 것은 바로 이 인성분의 양의 변동이었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 성분이 매년 사하라 사막에서 아마존 열대 우림으로 전달되는 정도는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연구 기간 중 가장 많은 양이 넘어온 2007년에 비해서 가장 적은 2011년 사이에는 86% 정도 차이가 있었다고 하네요. 이는 특히 사하라 남쪽 경계인 사헬 지방의 상황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면 먼지가 적게 날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이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은 재미있으면서도 지구의 생태계가 얼마나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Hongbin Yu, Mian Chin, Tianle Yuan, Huisheng Bian, Lorraine A. Remer, Joseph M. Prospero, Ali Omar, David Winker, Yuekui Yang, Yan Zhang, Zhibo Zhang, Chun Zhao. The Fertilizing Role of African Dust in the Amazon Rainforest: A First Multiyear Assessment Based on CALIPSO Lidar Observations.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5; DOI: 10.1002/2015GL06304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