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분명 쥐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쥐를 위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쥐잡기는 아직도 일부에서는 고양이의 큰 역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양이가 쥐만 잡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양이는 아직도 야생 습성이 남아있고 먹이가 풍부해도 사냥에 대한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사냥의 대상도 쥐 뿐만 아니라 새, 소형 파충류와 양서류까지 다양합니다.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실제 조류, 소형 양서류와 파충류의 경우 고양이 때문에 개체수 감소나 절멸 위기까지 몰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양이를 모두 포획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머독 대학의 캐서린 할(Murdoch University PhD student Catherine Hall)은 단순하지만 아주 쉬운 방법으로 고양이의 공격에서 조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테스트했습니다. 그 방법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 대신 화려한 색상의 장식을 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력이 우수한 조류를 고양이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A cat wearing the rainbow Birdsbesafe cat collar. Credit: Catherine Hall)
이 연구는 호주 서부에 있는 고양이 100여 마리를 대상을 진행되었습니다. 고양이들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알록달록한 90년대 스타일의 스카프 같은 목장식을 달았는데, 명칭은 버드세이프 칼라(Birdsbesafe collar)라고 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사냥이 54%까지 감소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호주에서는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키우는 농부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 참여한 고양이들은 쥐를 잡는데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쥐잡기라는 고양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고양이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양이 목에 저런 장식을 달면 모든 고양이가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부 고양이는 매우 불편해 할 것이고 강제로 벗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서는 80% 정도의 고양이가 여기에 순응해서 비교적 높은 착용률을 보였다고 하네요. 17% 정도는 이틀만에 이 장식을 제거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고양이나 주인이 이를 거부하더라도 이 목장식이 아무 해가 없으며 원치 않으면 언제라도 벗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그럴 듯 한데 주로 집에서만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 한국 상황에서는 과연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참고
Catherine M. Hall, Joseph B. Fontaine, Kate A. Bryant, Michael C. Calver, "Assessing the effectiveness of the Birdsbesafe anti-predation collar cover in reducing predation on wildlife by pet cats in Western Australia,"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Available online 25 January 2015, ISSN 0168-1591, dx.doi.org/10.1016/j.applanim.2015.01.00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