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혹은 풍선을 1단으로 사용해서 우주 로켓을 발사하려는 시도는 역사가 꽤 오래됩니다. 하지만 공중 발사 궤도 로켓 (air launch to orbit) 가 실제로 위성을 발사하는 데 사용된 것은 1990년 첫 발사에 성공한 페가수스 로켓이 처음입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blog-post_25.html 참조) 이후 페가수스 로켓은 2013년까지 총 42회의 발사 가운데 37회 성공, 3회 실패, 2회 부분 실패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당초 기대했던 것 만큼 비용을 절감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성공적으로 운용된 첫번째 공중 발사 궤도 로켓이라고 하겠습니다.
항공기를 1 단으로 로켓을 사용하게 되면 본래 단독으로 우주 궤도에 위성을 발사할 수 없는 작은 로켓이라도 위성 발사가 가능해집니다. 로켓과 달리 항공기는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컨셉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페가수스는 여러 가지 단점도 많았습니다. 작은 로켓에 발사하다보니 저 지구궤도(LEO) 페이로드가 443kg 정도로 작았으며, 항공기 동체 하부에 탑재하는 디자인 때문에 지름이 작아서 1.18m 지름에 2.13m 길이의 물체밖에 탑재를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더구나 생각보다 비용도 많이 저렴해지지 않아서 기존의 로켓과 상업 위성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민간 및 정부 기관 주도로 새롭게 공중 발사 로켓들이 다수 개발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드린 DARPA의 ALASA나 ( http://jjy0501.blogspot.kr/2015/02/Airborne-Launch-Assist-Space-Access.html 참조) 버진 갤러틱의 런처원( http://jjy0501.blogspot.kr/2015/02/Virgin-Galactics-Launcher-One.html 참조)이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소형 발사체들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공중 로켓 발사 플랫폼이 현재 개발 중에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미국의 거부 가운데 하나인 폴 앨런이 주도하는 스트라토런치 시스템(Stratolaunch Systems)이 그것입니다.
- 페가수스 II 로켓
폴 앨런은 스케일드 컴포지트(Scaled Composite) 사의 버트 루탄(Burt Rutan) 및 오비탈 사이언스(Orbital Science)와 손잡고 이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오비탈 사이언스는 역사가 좀 있는 회사로 우주 및 국방 부분 전문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작품이 바로 페가수스 로켓입니다.
오비탈 사이언스가 제공할 로켓은 페가수스 II(Pegasus II)라고 명명되었는데 전세대인 페가수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덩치가 커졌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수송 항공기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페가수스 II에는 매우 흥미로운 역사가 있습니다.
본래 폴 앨런이 접근했던 것은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였습니다. 스페이스 X는 팔콘 9 에어(Falcon 9 Air) 라는 공중 발사 로켓을 제안했는데, 저 지구궤도 페이로드가 6,100kg 에 달하는 대형 발사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본래 공중에서 발사하기 위해 개발된 로켓이 아니다보니 만약 이를 공중 발사용으로 개조하려면 상당한 개조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결국 스페이스 X와 폴 앨런의 벌컨(Vulcan) 사는 결별하게 되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오비탈 사이언스입니다. 오비탈 사이언스는 공중에서 발사하기 훨씬 편리한 고체 로켓을 제안했는데 이 로켓의 첫 두 단은 흥미롭게도 우주 왕복선의 고체 로켓 부스터(SRB)와 같은 지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훨씬 가벼운 탄소 복합 소재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3단은 두개의 Aerojet Rocketdyne RL10 엔진을 이용합니다. 이 엔진들은 고체 로켓이 아니라 액체 로켓 엔진으로 사실 작은 엔진들이 아니지만 페가수스 II 가 지름이 5m 에 달하는 페어링을 가질 수 있어 문제 없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저 지구궤도(LEO) 기준 6,120kg 정도 되는 페이로드를 가진다고 하네요.
- 초대형 수송 항공기
하지만 이 로켓보다 더 흥미로운 소식은 바로 이 대형 로켓을 실어나를 항공기입니다. 이 항공기는 날개 너비가 무려 117m 에 달하는데, 대형 항공기를 두개 붙여 놓은 식으로 제작됩니다. 스케일드 컴포지트사가 개발 중인 이 수송 항공기의 이름은 Model 351 "Roc"입니다. 엔진은 여섯개의 56,000 lbf (250 kN) Pratt & Whitney PW4056 엔진이 사용됩니다. 즉 보잉 747-400 엔진 여섯개를 사용하는 셈이죠. 최대 중량은 로켓을 포함 130만 파운드 (약 590t) 이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로켓은 9,100m 상공에서 분리됩니다.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출처: Vulcan Inc.)
(동영상)
성공 여부는 좀 두고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민간에서 추진하는 일 가운데서 규모 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은 캘리포니아의 컨 카운티 공항(Kern County Airport Authority, Mojave, California) 측에 20년 리스 계약을 맺고 여기에 이 항공기를 조립할 수 있는 초대형 행거를 제작했습니다. 현재 조립 중인 이 항공기가 진짜 하늘을 날게 되는 것은 2016년 정도로 예상됩니다. 첫 로켓 발사는 2018년 계획입니다.
이런 모험적인 계획은 상당한 실패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결과만 예측할 순 없지만 아무튼 계획 자체는 정말 놀랍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슈퍼리치들은 확실히 돈쓰는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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