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으로 인한 출혈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심각한 출혈로 전체 혈액의 상당량을 잃게 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나 전쟁터에서의 부상, 그리고 기타 사고에서의 부상으로 인한 출혈이나 내부 장기 출혈 (위장관 출혈 등) 은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고안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지혈 방법 가운데 하나는 특수하게 응고되는 젤 (gel) 형태의 물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브룩클린 소재의 신생 기업인 Suneris 는 기존의 젤 형태 지혈제의 성능을 크게 뛰어넘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식물성 폴리머 (Plant Polymer) 가운데 하나로 VetiGel 이라는 명칭이 붙었는데 놀랍게도 치료하고자 하는 부위에 바르면 15초에서 20초 안에 급속 응고가 시작되어 출혈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본래 인간의 혈액에는 혈소판과 혈액을 응고시키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들어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번 이상 작은 혈관들이 터지거나 상처를 입게 될 때 이와 같은 응고 인자들이 작용해서 피가 흐르는 것을 막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응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혈우병 환자나 심한 간경화 환자들은 작은 출혈이나 부상에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안전장치도 대량 출혈 앞에서는 속수 무책일 수 있습니다. 활성화 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일단 피가 많이나면 응고도 잘 안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간이나 비장 같이 출혈이 매우 잘되는 장기는 더 위험합니다. 그런데 이 VetiGel 은 특수한 폴리머로 이와 같은 응고 작용이 급속도로 나타나 바로 경화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막기 쉽지 않았던 대량 출혈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CEO 인 조 랜돌리나 (Joe Landolina) 의 설명입니다.
(VetiGel 의 모습. Source: Suneris)
(블룸버그 뉴스. 동영상 1 분 10초 이후에 실제 테스트 영상)
(응고에 걸리는 시간. 자연 혈액 응고에 비해서 VetiGel 을 사용하면 급속도로 응고가 일어난다는 내용. Source: Suneris)
이들에 의하면 VetiGel 은 아주 빠른 속도로 피떡 (blood clot) 을 만들어 빠른 지혈 (Hemostasis) 를 돕는다고 합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가 나왔습니다. 간처럼 출혈을 막기 힘든 장기의 상처도 순식간에 출혈을 막는 놀라운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동영상 참조)
물론 인체에서의 적용은 부작용 등의 문제를 고려해서 좀더 신중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향후 출혈을 막는에 있어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이런 문제로 골치를 앓는 미 국방부에서는 이 물질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과연 실제로 임상에 적용해서 출혈 문제로 골치를 앓는 의사들을 도울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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