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대중화시켜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선두에 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를 대비한 친환경/대체 에너지 자동차 개발은 당연한 목표라고 할 수 있겠죠. 어렵게 지속 가능한 성장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먼 미래에도 장사를 하려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도요타 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과 관련 연구 기관들은 오래전부터 내연 기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자동차로 연료 전지 자동차 (FCV : Fuel Cell Vehicle) 을 연구해 오고 있었습니다. 연료 전지는 연료를 직접 연소시키는 대신 산소와 반응시켜 직접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 효율이 기존의 내연 기관에 비해서 훨씬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솔린, 디젤 엔진의 효율이 20-30% 선이라면 연료전지는 50-60% 는 가뿐하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같은 에너지로 훨씬 많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셈이죠. 사실 차세대 친환경차라는 관점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이제는 실용화 된지 100 년도 더 된 내연 기관보다 훨씬 우수한 동력 장치를 사용할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연료가 지닌 에너지의 대부분을 동력이 아니라 열로 소비시키는 동력 장치를 쓸 건가' 하는 진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부분을 몰라서 우리들이 내연 기관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에 가장 경제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사용을 해온 것이죠. 하지만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우리의 미래와 후손들에게 기후 변화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전가시킨다고 생각하면 과연 그것이 진짜 저렴한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도요타는 시장에 최초로 진입시킬 수소 연료 전지차인 미라이(Mirai) 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세단처럼 생긴 이 자동차는 일본에서 723만 6천엔(약 6800만원)에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200만엔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처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서는 45000 달러선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요타 미라이의 컨셉카 http://en.wikipedia.org/wiki/Toyota_Mirai#mediaviewer/File:2013_Toyota_FCV_CONCEPT_01.jpg )
(2016년 형 도요타 미라이 테스트 드라이브 )
(컨셉 전시)
이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은 성능면에서 기존의 가솔린 자동차에 크게 뒤쳐질 것이 없습니다. 크기는 길이X너비X높이 4,890X1,815 X1,535 mm, 중량 1850kg에 한번 충전으로 적어도 480 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수소 충전 방식은 압축 탱크를 사용하는데 두개의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탱크가 70 MPa (10,000 psi) 의 압력으로 수소를 충전하며 총 중량은 87.5 kg 입니다. 충전에는 3-5 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미라이의 연료 전지는 114 kW (153 hp) 출력의 에너지를 낼 수 있으며 전기 모터는 113 kW (152 hp) 의 힘과 335 N·m (247 lbf·ft) 의 토크를 가집니다. 단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니켈 메탈 배터리를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배터리는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해서 정차시에나 주행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시속 0->97 km 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9 초 정도로 현재 있는 승용차에 비해 크게 뒤질 것이 없는 순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라이가 이름처럼 미래 자동차의 표준이 될 지는 현재로써는 알기 힘들지만 아직 기존의 내연 기관 자동차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우선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결국 대량 생산이 되면 점차로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큰 문제는 사실 수소 충전소가 별로 없다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캘리포니아주나 일본, 독일 등에서는 수소 충전소 건설에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지만 아직은 그 숫자가 매우 부족합니다.
하지만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수소를 어디서 생산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아이러니 하게도 사실 화석 연료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물을 전기 분해하는 방법으로 남는 전기를 수소로 바꾸는 방식도 생각할 수는 있으나 현재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연료 전지 차량은 사실상 전기 자동차의 일종으로 연소를 하지 않기 때문에 대기 오염 방지 차원은 물론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대량 양산만 할 수 있다면 미래의 친환경 자동차로 널리 사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반드시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죠. 과연 미라이가 프리우스처럼 한 시대를 여는 자동차가 될 수 있을지 시간이 증명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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