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행사나 여행기는 잘 올리는 편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여행이나 행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음) 가끔씩 사는 이야기도 블로그에 올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올려 봅니다. 뭐 다른 평범한 블로그와 좀 비슷한 내용을 가끔씩 올리는 것도 재미일 듯 합니다. 지난 10월달에는 역시 먼거리는 가기 귀찮고 그냥 서울에서 하는 행사와 전시를 와이프님과 함께 좀 둘러봤습니다. 10월 11일에는 동대문구에서 열리는 거리 춤축제 (3 회라고 하네요) 에 다녀왔습니다.
일단 장한평 역에 도착하니 퍼레이드 시작과 운좋게 딱 마주쳤습니다. 맨 앞쪽에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이후에 다양한 집단들이 뒤를 따르는데 뭔가 서로 맞지 않은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흥겹습니다.
축제는 토일 양일간인데 장한 사거리에서 장한평역까지 무려 7 차선 1.5 km 구간을 막고 여기서 행사를 합니다. 그러니 행사 구간은 엄청나게 넓은 셈이죠. (대신 교통지옥 일 것 같은데... ) 그런데 사진에서 보듯이 이 양 도로에 엄청나게 많은 임시 음식점과 매점들이 꽉 차있습니다. 행사 제목을 세계 거리 음식 축제로 바꿔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먹거리 행사인지 춤 행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천막 식당들이 많습니다. (가급적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사진은 가릴 생각입니다. 단 퍼포먼스를 하는 공연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서 따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아마도 저녁이 되면 거대한 술판 + 먹자판이 벌여질 것 같은 느낌인데 다행히 저녁 때도 흥청거리긴 해도 난장판 (?) 이 되지는 않더라구요. 좋게 생각하면 축제 분위기에 먹을 게 빠지면 섭섭한게 인간 심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식 인가를 받은 천막 외에도 많은 길거리 상인들이 대거 먹을 거리와 더불어 여러가지 퍼포먼스 (?) 까지 해서 일단 뭔가 축제 분위기는 확실합니다. 일단 사람이 많은 서울 한복판에서 행사를 해서 그런지 사람은 정말 많았는데 사진 찍을 때는 아직 낮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개막식은 장안 사거리쪽의 메인 무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몇몇 축하 공연 후 국회의원, 시위원, 구청장 이하 여러 공무원들의 인사가 이어졌는데 사실 좀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공연 보러왔을 텐데 정치인들이 나와서 하는 인사를 듣기 위해 거의 30 분 정도 기다려야 했거든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눈도장 찍기로 밖에 안보이는데 축제에 과연 이런 것이 필요한 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이름에 맞는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꼭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발리 댄스와 퓨전 무용인가를 하셨던 팀
라인댄스와 풍물놀이. 전반적으로 프로 팀보다는 아마추어 팀 위주 공연이라서 세계 거리 춤 축제보단 동네 축제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일단 흥겹기는 합니다. 그리고 연애인 축하 공연도 물론 있었습니다.
신인 가수인 송하예와 걸 그룹 스텔라의 공연. 그런데 사실 거리 춤 축제에 걸맞는 공연은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나와서 장한평 역과 가까운 위치에 또 다른 무대가 있는데 바로 SD4 라는 댄스 배틀이 벌어지는 공연장입니다. 11 일은 비보이 댄스 배틀, 그리고 12 일은 그외의 거리 댄스 배틀이 있는데 우승 상금이 200 만원으로 좀 짠 편이지만 그래도 열정이 넘치는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는 진짜 춤 축제라는 느낌이 듭니다.
저녁 먹고 본선 무대를 보러 갔는데 일단 화려한 오프닝 퍼포먼스부터 시작
진행을 맡은 MC 들이 하나씩 판정 위원들을 소개합니다. 미국, 캐나다, 한국에서 온 4 명이 차례로 소개되면서 화려한 춤 솜씨를 보여주는데 진짜 춤 축제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워낙에 빠른 속도로 춤을 춰서 사진으로 찍기가 힘들 정도인데 아무튼 솜씨가 대단합니다.
방식은 8 분의 시간 제한을 두고 각팀이 비보이 댄스 배틀을 하는 것. 그러면 4 명의 심사 위원들이 바로 판정을 합니다. 첫 경기는 대만 팀과 한국 팀의 대결이었는데 꽤 재미있습니다. 비보이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라도 일단 눈요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볼 수 있습니다.
저녁 때가 되니까 1.5 km 구간 7 차선 도로에 사람이 가득합니다. 거짓말 안하고 작년에 30 만 정도 관객이 왔다는 이야기가 사실 같더라구요. 그런데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슬슬 뭐랄까. 밤이 깊어질 수록 야시장 분위기인데 일단 축제 분위기인 건 사실입니다.
여기에다 길거리에는 이동식 놀이기구들이 설치되어 약간 유원지 분위기도 납니다. 춤 축제라는 정체성은 다소 흐려진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죠.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사람이 많은 것 치곤 그래도 질서가 있는 공연이었고 만취해서 행패를 부리거나 추태를 보이는 사람도 없어서 괜찮은 분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거리 춤 축제라는 명칭에 부합하려면 더 많은 공연을 유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아직 3 회라고 하니까 앞으로 개선시켜 나갈 부분은 얼마든지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서울 시민들을 위한 더 좋은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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