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에 착륙하는 필래 랜더의 이미지 Depiction of Philae 's touchdown on the comet, Credit : DLR)
앞서 여러차례 소개했던 필래 랜더가 혜성의 표면에 안착했습니다. 필래 랜더는 약 100kg 의 중량에 작은 냉장고 만한 크기 (1x1x0.8m) 의 착륙선으로 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 (이하 67P)의 표면에서 여러가지 중요한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할 것입니다. 로제타의 발사에서 필래의 착륙까지 역사는 이전 포스트 및 제가 쓴 기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사에서 착륙까지 :
협정세계시 (UTC, GMT 와 같은 의미이며 한국 표준 시간보다 9시간 빠르다) 기준 2014 년 11월 12일 08시 35분 로제타에서 분리된 필래는 7 시간의 하강을 거쳐 15시 35분 착륙지점인 아질키아에 도착했습니다. 로제타에서 필래가 분리된 위치는 혜성에서 22.5 km 떨어진 위치였습니다. 물론 혜성과 우주선 모두 아주 빠른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지만 상대 속도로 봤을 때 사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교할 만큼 느리게 이동한 셈입니다.
(필래 랜더는 이런식으로 로제타 본체의 등에 매달려 있음 Credit : DLR)
(필래가 착륙 중에 보내온 사진. This image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was taken by the Philae lander of the European Space Agency's Rosetta mission during Philae's descent toward the comet on Nov. 12, 2014. Philae's ROLIS camera took the image from a distance of approximately two miles (three kilometers) from the surface.
Image Credit: ESA/Rosetta/Philae/DLR)
(필래 착륙 하이라이트 )
필래가 이렇게 천천히 혜성에 접근한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67P 혜성의 크기는4.1×3.2×1.3 km 에 불과하며 질량은 100 억톤 수준입니다. 아주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표면 중력은 지구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아주 낮은 편입니다. 탈출 속도 역시 10만분의 1 수준인데, 다시 말해 1m/s 의 속도이면 혜성의 중력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혜성이 자전을 하고 있어 실제로는 그것보다도 낮습니다. 사실상 그냥 한발 힘차게 내딛으면 되는 수준이죠.
그 렇기 때문에 필래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필래가 느린 상대속도로 접근하는 이유입니다. 잘못하면 착륙하는 대신 다시 우주로 튕겨나갈 수 있습니다. 사실 착륙이라는 표현 보다는 표면에 들러 붙는다는 이야기가 더 맞는데, 따라서 landing 이라는 표현보다 touchdown 이라는 표현이 실제로도 더 적절해 보입니다.
그 런데 현재 67P 혜성은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표면에서 물질을 증발시키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4/10/Rosetta-look-the-comets-jet.html 참조) 들에서 언급한 바 있죠. 이것 역시 약한 힘이라도 필래를 밀어내서 우주 미아가 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래는 우주로 튕겨나가지 않도록 특수한 장치들을 잔뜩 달고 있습니다.
(필래의 장비 Credit : DLR)
필래에는 3 개의 다리가 달려 있는데 이 다리는 착륙시의 운동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Sesame (Surface Electric Sounding and Acoustic Monitoring Experiments) 라는 장치가 각각 있어 혜성 표면의 특징을 연구하게 됩니다.
잘 알려진 것 처럼 필래는 일종의 작살 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혜성에 몸통을 고정시킵니다. 두개의 작살이 70 m/s 의 속도로 혜성에 발사되는데 이 때 필래가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로켓이 분사해서 반작용에 의한 힘을 상쇄합니다. 물론 임시 장비긴 하지만 한동안만 우주로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하면 되므로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필래에는 SD2 (Drill, Sample, and Distribution subsystem) 라는 송곳 처럼 생긴 기구가 있습니다. 이 기구는 혜성에 230mm 정도 깊이의 구멍을 뚫고 샘플을 입수할 것입니다. Ptolemy, COSAC, CIVA 등의 장비들이 이 샘플을 분석하기 위해서 탑재되어 있습니다. 필래는 100 kg 정도 되는 작은 탐사선이긴 하지만 21 kg 정도의 페이로드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작은 실험실이라고 부를 만한 장비들이 탑재되어 혜성의 구성 물질과 유기물의 존재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보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CIVA (Comet Nucleus Infrared and Visible Analyzer) 라는 작은 6 개의 카메라는 혜성의 표면을 이제까지 어떤 탐사선도 한적이 없을 만큼 근접거리에서 촬영해서 전송할 것입니다. 이 내용 역시 기대되는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혜성을 향한 연구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7P 혜성에서 얻은 데이터는 미래 혜성 연구에 큰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혜성을 연구하므로써 우리는 태양계 초기의 상황은 물론 혜성이 지구 생명체의 탄생에 미친 영향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또 향후 혜성이 지구를 향할 때 안전한 회피 수단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데도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것입니다. 먼 미래에는 혜성이 귀중한 연료와 자원을 공급하는 자원의 보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탐사는 이제 시작입니다.
(필래가 정확히 고정이 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 자세한 정보가 들어오면 추가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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