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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밍을 통해서 서로를 견제하는 박쥐들



 박쥐는 놀라운 생물입니다. 포유류 중에서 그 어떤 동물보다도 비행에 잘 적응한 것은 물론 공중에서 초음파를 이용해서 길을 찾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향정위(echolocation, 소리가 물체에 반사되는 것을 이용해 위치를 알아냄)는 포유류 가운데서 크게 두가지 동물이 특히 잘 진화시켰는데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와 하늘을 나는 박쥐입니다.


 박쥐는 초음파를 어둠속에서 길을 찾는데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상으로 중요한 목표는 바로 먹이를 찾는 역할입니다. 주로 박쥐가 먹는 (물론 박쥐는 매우 다양한 먹이를 먹지만) 작은 곤충들이 밤에 움직이기 때문에 박쥐 역시 어둠속에서 먹이를 찾아야 하는데 이 때 초음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이에 관해서 행해진 흥미로운 연구들이 많습니다.  


 박쥐는 다양한 먹이를 먹지만 박쥐가 내는 초음파에 특히 민감한 먹이는 바로 나방류입니다. 나방을 주로 먹는 박쥐를 피하기 위해 나방류 역시 다양한 회피전략을 생각해 냈는데 대표적으로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감지해서 이를 회피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그러면 박쥐는 더 높은 주파수를 통해서 나방이 감지하지 못하도록 진화하고 반대로 나방은 더 높은 주파수를 감지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진화적 군비 경쟁을 통해 양측은 거의 극단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꿀벌부채명나방의 경우 300 kHz 라는 말도 안되게 높은 주파수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05/blog-post_10.html  참조)   


 그런데 이 이상으로 흥미로운 연구가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메릴랜드 대학의 아론 커코란 ( Aaron Corcoran, University of Maryland) 과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윌리엄 코너 교수 (William Conner, professor of biology at Wake Forest University) 는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박쥐들이 초음파 간섭을 이용해서 서로를 견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두마리의 Mexican free-tailed bat 가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  This is a composite picture of two Mexican free-tailed bats to illustrate how they would compete for prey by jamming each other's sonar. A visual representation of the jamming call is shown.
Credit: Nickolay Hristov)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재밍 (jamming) 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재밍이란 적의 전파와 주파수를 탐지해 통신 체계를 혼란시키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현대전에서 재밍이나 재밍을 하기 위한 기기인 재머 (jammer) 의 존재는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연구팀은 Mexican free-tailed bat 들이 먹이를 두고 서로 경쟁할 때 바로 비슷한 주파수의 초음파를 이용해서 방해를 하는 일종의 재밍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Bat jamming bats 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고감도 카메라와 초음파 마이크로폰을 다수 이용해서 이 박쥐들의 생태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박쥐가 재밍을 하는 경우 방해를 받은 박쥐는 쉽게 먹이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연구팀은 극도로 가느다란 낚시줄에 매달은 나방을 미끼로 삼아서 박쥐들을 꾀어낸 다음 다양한 주파수로 이들을 재밍했습니다. 그 결과 정확한 주파수의 초음파를 정확한 시점에 발사해야 재밍에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동종의 박쥐끼리도 초음파를 이용해서 재밍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나방중에도 재밍을 통해서 박쥐를 회피하는 종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07/blog-post_6.html 참조) 전자기파와 초음파라는 차이가 있지만 이것 역시 생존 경쟁이라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박쥐의 세상도 먹고 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초음파를 쏴서 훼방을 놓는 친구 (?) 도 피해야 하고 먹이 역시 쉽게 잡혀주지 않으니까요. 아마 그건 모든 동물들에게 공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A. J. Corcoran, W. E. Conner. Bats jamming bats: Food competition through sonar interference. Science, 2014; 346 (6210): 745 DOI:10.1126/science.125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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