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년, 유럽 우주국(ESA)의 혜성 탐사 계획인 로제타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후 나사는 태양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다른 천체를 탐사할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나사의 OSIRIS - REx ( 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 )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계획의 개요에 대해서는 이전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7/93-osiris-rex.html 참조)
OSIRIS - REx 는 혜성과 더불어 태양계 역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소행성을 탐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탐사선은 1999 RQ36 혹은 101955 베뉴 (Bennu) 라는 소행성에 착륙한 후 여기서 샘플을 채취해 귀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즉 로제타/필래나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가 하지 못했던 과업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소행성 베뉴에 접근하는 OSIRIS - REx 의 상상도. This is an artist's concept of NASA's OSIRIS-REx asteroid-sample-return spacecraft arriving at the asteroid Bennu.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 )
이 탐사선은 2016 년 발사 예정입니다. 다행히 소행성 베뉴는 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과는 달리 지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은 0.897 AU 그리고 원일점은 1.356 AU 정도입니다. 따라서 10 년 대신 2 년이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2018 년 목적지에 도달한 OSIRIS - REx 는 소행성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이 되어 그 표면을 정밀 관측합니다. 이는 로제타 미션과 동일합니다. 로제타와 다른 부분은 샘플을 채취해서 이를 지구로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과거 로제타 미션의 전단계 미션에서는 혜성의 표면에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우주국 혼자의 힘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 표면에서 샘플을 바로 분석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되었죠. 이것도 큰 성과이긴 하지만 역시 정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가장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은 하야부사라는 탐사선을 소행성 이토카와에 보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여러가지 난관 끝에 제대로 된 샘플을 회수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OSIRIS - REx 는 유럽과 일본이 못이룬 목표를 나사가 이룰 수 있는 지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뉴에 무엇이 있기에 이 소행성을 탐험하려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 나사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The animated feature "Bennu's Journey" shows what's known and what remains mysterious about the life of asteroid Bennu and the origin of the solar system.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
베뉴는 태양계 탄생 이후 지금까지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소행성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태양계의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소행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태양계가 탄생한 직후 작은 천체들은 서로 충돌과 합체를 통해 행성의 전단계인 미행성들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합체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들을 생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행성을 형성하는데 참여하지 못한 소행성들도 존재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41 억년에서 38 억년전의 후기 대폭격기 (late heavy bombardment) 에 목성의 거대 중력에 의해 태양계 안쪽으로 진입해 지구 같은 행성에 충돌하거나 태양에 충돌해 사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이 궁금한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소행성들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입니다. 특히 물과 유기물을 지구에 전달했는지가 큰 관심사입니다.
베뉴는 이때 지구를 폭격했던 소행성의 잔재들에서 탄생한 것 같습니다. 즉 베뉴에 태양계 후기 대폭격기에 비밀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만약 여기서 유기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면 지구의 생명체 탄생에 이런 소행성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가설이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 있겠죠.
한편 그점을 제외하고도 베뉴에는 아주 흥미로운 점들이 많습니다. 이 소행성은 대략 지름 250 미터 정도의 작은 소행성으로 혜성 67P 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질량이 1억 4000 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에 충돌한다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올 수도 있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부터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행성이기도 합니다.
베뉴에 대한 연구는 향후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일단 소행성의 성질을 알아야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할 수 있겠죠. 그런 부분에서 OSIRIS - REx 계획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나사의 소행성 포획 계획의 대안을 탐색하는데도 중요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4/09/NASA-Asteroid-Redirection-Mission-Target-Candidates.html 참조)
2014년 우리가 로제타 프로젝트에 열광했듯이 아마도 2016 년에는 소행성 베뉴와 OSIRIS - REx 에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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