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SD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서 HDD 가 저장 장치로써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소형 경량화가 중요한 노트북과 태블릿 시장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가 현실화 되고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 가격 대 용량이라는 측면에선 HDD 를 쉽게 버릴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합니다.
플래쉬 메모리 기술의 발전으로 3D 낸드 기술과 새로운 미세 공정이 합쳐지면 분명 미래에는 더 싸고 고용량인 SSD 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HDD 역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0 TB HDD 가 현실화 된 데 이어 향후 100 TB HDD 를 가능하게 만들 기술 로드맵이 공개되었습니다.
웨스턴 디지털, 시게이트, HGST 가 연합해서 만든 HDD 기술 컨소시엄인 Advanced Storage Technology Consortium(ASTC) 에서는 2025년까지 하드디스크의 기록 밀도를 제곱 인치당 10 Tb 까지 올릴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로드맵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로드맵에 의하면 10년 정도 후에는 100 TB HDD 가 충분히 가능하게 됩니다. 100 TB 라는 용량은 DVD 2 만장 이상의 용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마도 이 시기에 이르면 4K 영상의 네배 해상도인 8K 영상물들이 대중화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당 수백 GB 짜리 동영상 파일도 이 때쯤엔 놀라운 일이 아니겠죠.
(ASTC 의 하드디스크 기술 로드맵 출처 : ASTC)
더 많은 용량에 대한 요구는 사실 단순히 더 큰 동영상을 담기 위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 과거 PC 가 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모바일 기기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IT 기기들이 급속도로 저렴하게 보급되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인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선 그 만큼 많은 서버들이 필요합니다. 또 많은 기업, 병원, 공공기관, 연구소에서는 빅 데이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더 거대한 스토리지의 필요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사실 데이터 센터에서는 자기 테이프도 아직 현역입니다. 자기 테이프는 음악 (카세트 테이프) 과 영상 (비디오 테이프) 을 담는 소비자 가전 영역에서는 물러났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HD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까지 SSD 같은 플래쉬 스토리지만 가지고 모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을 만큼 돈이 남아도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HDD 가 바로 사장 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개인 역시 고화질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경우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이죠.
물론 미래 플래쉬 기반 스토리지의 가격은 매우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대용량의 저장 장치의 필요성을 줄이는 컨텐츠 소비 패턴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지만 아직 HDD 이 몇 년안에 쉽게 사장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현재 ASTC 는 하드디스크의 기록밀도를 제곱 인치당 10 Tb 로 높이기 위해 (참고로 현재 4 TB HDD 에 사용된 플래터 기록 밀도는 제곱 인치당 625 Gb 임) BPMR (Bit Patterned Magnetic Recording), HDMR (Heat Dot Magnetic Recording) 이라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이 기술들은 아마도 2021 년 이후에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스토리지의 발전 속도를 생각해 보면 아주 빠른 기술적 진보라곤 보기 어렵습니다. 3D 낸드 플래쉬를 비롯해서 플래쉬 메모리 기반 스토리지의 발전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10 년 후에 100 TB HDD 가 등장한다는 것은 (이미 10 TB HDD 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http://blog.naver.com/jjy0501/220119737604 참조 ) 어쩌면 HDD 가 SSD 에 따라잡힐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낳게 합니다.
과연 10 년 후에 스토리지의 대세는 누가 될지 궁금하지만 소비자용 제품에서는 SSD 가 더 대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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