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Sunfire GmbH라는 기업이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전기를 이용해서 합성 연료를 만드는 테스트 장비를 가동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반응은 사실상 가솔린이나 디젤 연료가 엔진에서 연소되는 과정을 반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반응은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 만큼이나 간단합니다.
우선 물을 증기로 만든 후 여기서 산소를 제거해 수소를 만듭니다. 액체 상태의 물 대신 증기를 직접 분해서 기체 상태의 수소를 바로 얻는 다는 것이 특이한데 이 과정은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s (SOECs)라는 장치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물론 이 과정은 저절로 일어날 수 없으며 에너지를 가해주어야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수소가 마련되면 이제 이산화탄소와 반응을 시켜서 이를 디젤유나 혹은 가솔린 같은 연료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사실 1925년에 개발된 유명한 공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로 석탄에서 액체 연료를 합성하는 피셔 - 트롭쉬 공정 ( Fischer-Tropsch process)이 그것입니다. 이산화탄소가 일산화탄소가 되면 다시 수소와 반응해서 다양한 탄화 수소 연료 - 가솔린, 디젤, 케로신 - 이나 혹은 다른 석유 화학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반응기의 모습 Credit : Sunfire GmbH/R. Deutscher)
Sunfire GmbH 에 의하면 전단계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공정 덕분에 이 새로운 공정 (POWER-TO-LIQUIDS(PtL) 라고 부름)은 70% 에 달하는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실제 반응기에서는 하루 3.2 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1 배럴 정도의 연료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 공정은 에너지를 새로 만든다기 보다는 전기 에너지를 다시 연료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서 합성 연료를 바꾸는 방식은 이전에도 시도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얻는 에너지가 소비하는 화석 연료보다 적다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 들어 풍력이나 태양에너지 같은 신재생 에너지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 이와 같은 상황도 바뀔 수 있습니다.
태양에너지나 풍력에너지는 인간 마음대로 생산을 늘릭거나 줄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실제 필요한 것 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남는 에너지는 대부분 버려지게 됩니다. 만약 이 에너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연료 합성 기술들이 미래 얼마나 널리 보급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화석 연료 없이도 합성 연료로 자동차와 비행기, 선박들을 움직이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경제성이라고 해야겠죠. 과연 경제성 있는 합성 연료 생산이 가능해질지, 그리고 그것이 미래에도 진짜 필요할지는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가 대세가 된다면 굳이 합성 연료는 필요 없을 것임) 시간이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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