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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낙서를 한 것은 누구일까 ?



 인간 이외의 동물도 다양한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 만큼 추상적인 사고 능력과 인지 능력을 가진 동물은 달리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현재는 말이죠. 그런데 과거에는 호모 사피엔스 말고도 다양한 사람과나 사람속의 친척들이 존재했습니다. 이 중에서 꽤 논란의 존재가 되는 것이 바로 네안데르탈인입니다. 


 이들은 의심할 바 없이 현생 인류와 매우 밀접한 호미니드이지만 과연 별개의 속으로 분류할 수 있는가 부터 현생인류와의 관계, 그리고 지적 능력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많은 가설들이 등장했던 바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이들이 호모 사피엔스와 이종 교배를 했고 아프리카인을 제외한 현생인류의 DNA 에 그 흔적을 남겼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4/04/Human-Neanderthals-interbreeding.html​ 포스트 참조  )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또 한가지 논란은 바로 이들이 바위에 추상적인 사고와 인지 능력을 암시하는 기호나 그림을 그렸는지 대한 것입니다. 이미 스페인에서 발견된 벽화의 연대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공존했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뒤 (http://jjy0501.blogspot.kr/2012/06/blog-post_16.html 참조) 다시 다른 동굴 흔적 역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지브롤터에 있는 고르함 동굴 (Gorham's Cave in Gibraltar) 안쪽에는 마치 낙서 같지만 분명히 암석 표면 위에 새긴 격자 모양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호아킨 로드리게즈 - 비달 (Joaquin Rodriguez-Vidal) 을 비롯한 다수 기관의 연구자들은 이 흔적 위에 있는 침전물의 연대를 조사해서 아마도 네안데르탈인이 이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를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흔적 ?  Neanderthal rock engraving from Gorham’s Cave, Gibraltar. Credit: Stewart Finlayson


 그런데 이 연구 결과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자들이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흔적을 벽에 남긴건 분명히 어느 정도 지적 능력을 지닌 호모 사피엔스거나 혹은 호모 네안데르탈시스 일 수 있겠지만 그들이 이 사실을 기록해 놓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현재 명백한 결과는 짧은 시간이나마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잠시간 유럽에서 공존했다는 점입니다. 이 조형물 (?) 의 주인공 역시 어느 쪽이든 다 가능합니다. 


 이 흔적이 생각보다 오래된 것이라고 믿는 연구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이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호주의 그리피스 대학의 폴 테이큰 (Paul Tacon, an expert in rock art at Australia's Griffith University) 은 이 결과가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보다 인지능력이 열등하다는 가설에 마지막 못을 박는 것 ("It is the last nail in the coffin for the hypothesis that Neanderthals were cognitively inferior to modern humans,") 이라고 평가했지만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고인류학자 클라이브 갬블 (Clive Gamble, an archaeologist at the University of Southampton) 은 그럼에도 연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What is critical, however, is the dating,")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암석 위의 표시를 두고 연구자들 사이에서 갑론 을박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네안데르탈인이 추상적인 사고와 인지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서 현재도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지적 능력은 분명 현생 인류보다 의심할 바 없이 낮다는 의견이 대세였으나 현재에는 생각보다 차이가 적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일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연구라고 생각하는 게 이 암석 위의 흔적을 남긴 이 (호모 사피엔스든 호모 네안데르탈시스든) 는 아마도 그런 복잡한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 이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누구든 간에 그는 선사시절 동굴안에서 왜 이런 흔적을 남겼을까요 ? 개인적인 상상인데 혹시 심심해서가 아니었을까요. 저도 학창시절 심심해서 저런 낙서를 남긴적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 


 참고 

A rock engraving made by Neanderthals in Gibraltar, Joaquin Rodriguez-Vidal et al. PNAS (2014)www.pnas.org/cgi/doi/10.1073/pnas.141152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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