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71 - 유로파도 지각판이 존재한다 ?



 지구의 지각은 여러개의 움직이는 판 (Tetonic Plate)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판의 움직임에 따라서 대륙이 이동하고 바다가 생기거나 넓어지며 지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진대에서는 해양 지각판이 아래로 침강하면서 큰 지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내용은 사실 중고등학교 과학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이죠. 그런데 사실 이런 판운동이 분명하게 확인된 행성은 지금까지는 지구 뿐입니다.  


 이이다호 대학의 사이먼 캐텐호른 (Simon Kattenhorn, of the University of Idaho) 과 존스 홉킨스 대학의 루이스 프록터 (Louise Prockter,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는 나사의 갈릴레오 탐사선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어쩌면 목성의 4 대 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 (Europa) 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판운동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구와 유로파의 큰 차이점은 지구에서는 암석 지각이 존재하는 대신 유로파에서는 얼음 지각이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유로파 표면의 판운동을 모식화한 그림  Scientists have found evidence of plate tectonics on Jupiter’s moon Europa. This conceptual illustration of the subduction process (where one plate is forced under another) shows how a cold, brittle, outer portion of Europa’s 20-30 kilometer (roughly 10-20 mile) thick ice shell moved into the warmer shell interior and was ultimately subsumed. A low-relief subsumption band was created at the surface in the overriding plate, alongside which cryolavas may have erupted.  Image Credit: Noah Kroese, I.NK)  

 
위에 보이는 개념도는 지구의 판운동을 설명하는 그림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차이점은 암석대신 얼음이 침강한다는 것과 해양 지각과 대륙 지각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유로파의 기온에서는 단단하게 굳은 얼음은 사실상 암석이나 다를 바 없는 단단함을 지니는 데다 말랑말랑한 내부의 얼음과 액체 상태의 물위에 떠있는 점은 맨틀위에 존재하는 지각과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적어도 구조면에서는 말이죠.  


 (지구의 판 운동 구조   Credit : Jose F. Vigil. USGS )


 그런데 연구팀은 어떻게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 그 해답은 유로파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표면 만큼이나 없어지는 얼음 지각이 있다는 증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갈릴레오 이미지에서 이 얼음 위성의 북반구 고위도에서 적어도 2 만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각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렇게 넓은 면적이 운석 충돌 같은 다른 요인없이 사라질 수 있으려면 얼음 지각 자체가 이동해서 없어졌다는 가설이 가장 그럴 듯 해 보입니다.  


 유로파에는 미스테리한 거대한 능선과 균열이 존재하는데 그 얼음 표면에서는 거의 크레이터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운석이 얼음을 뚫고 지나갔다고 해도 그 흔적이 암석처럼 단단한 얼음 표면에 남게 마련인데 그런 흔적조차 없다는 것은 유로파의 표면이 매우 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표면이 생성된지 4000 - 9000 만년 이내의 젊은 표면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의 가설이 옳다면 그렇게 젊은 표면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쉽게 설명되는 셈입니다. 이들은 이 내용을 Nature Geoscience 에 발표했습니다.   



(유로파의 표면 사진  Mosaic of Galileo images showing features indicative of tidal flexing: lineae, lenticulae (domes, pits) and Conamara Chaos.

This six frame mosaic of Europa's surface shows a variety of interesting geologic features. The prominent "X" near the center of the mosaic is the junction of two "triplebands." Triplebands are seen here to be made up of parallel sets of ridges, and can be traced for over 1,600 kilometers (off the image) across Europa's surface. Directly to the south of the "X" is a 75 by 100 kilometer (km) area where the icy crust of Europa has been disrupted by activity from below. This activity could be motion in liquid water, convection in warm ice, or some other process. Many icy blocks, some as large as 10 km across, have been rafted from the edges of this zone. Also seen in this mosaic are various pits and domes that range in size from a few kilometers to nearly 20 km across. These geologic features provide evidence of thermal activity below Europa's surface at the time that the features formed. These images were obtained by the Solid State Imaging (CCD) system on NASA's Galileo spacecraft during its sixth orbit around Jupiter. North is to the top of the picture, with the sun illuminating the scene from the right. The center of this mosaic is located near 10 degrees north latitude, 271 degrees west longitude. The image, which is about 300 by 300 km across, was acquired at a resolution of 180 meters per picture element. The Jet Propulsion Laboratory, Pasadena, CA manages the Galileo mission for NASA's Office of Space Science, Washington, DC. JPL is an operating division of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Caltech). This image and other images and data received from Galileo are posted on the World Wide Web, on the Galileo mission home page at URL http://galileo.jpl.nasa.gov.  )  


 다만 이들의 가설을 좀더 확실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유로파 표면에 대한 정밀 관측과 가능하다면 지표 탐사가 필요합니다. 유로파 탐사 미션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제안된 적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승인된 미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천체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는 수십에서 100 km 에 달하는 얼음지각 내부에 거대한 바다를 지닌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어쩌면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추정을 하는 과학자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다만 유로파까지의 거리와 얼음의 두께로 인해서 이 가설은 검증이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결국 미래에는 인류의 호기심이 이 미스테리한 얼음 위성의 비밀을 벗기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진짜로 유로파의 얼음 지각이 판운동을 하면서 여러가지 지질 활동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더 궁금하게는 유로파에 혹시라도 생명체가 있는지 언젠가는 직접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