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70 - 후보를 물색중인 나사의 소행성 포획 계획


(소행성 포획 계획의 컨셉 아트  Credit : NASA)   

 이전에 몇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나사는 지구 근방을 지나는 작은 소행성을 납치 (?) 해서 직접 그 물질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소행성을 포획하여 원하는 궤도로 이동시킬 뿐 아니라 여기에 우주인을 파견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일단 소행성을 포획하려고 하면 그 후보를 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상 총알보다 수십배 빠르게 지구 근방을 스쳐지나가는 천체를 기다리고 있다가 아무거나 낚아챌수는 없는 법이죠. 따라서 나사는 Asteroid Redirect Mission (ARM)​ 의 후보 천체를 세심하게 고르고 있는 중입니다. 정확한 후보는 2015 년 초에 있을 미션 컨셉 리뷰에서 어느 정도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ARM 미션의 두가지 컨셉 아트. 작은 소행성을 직접 포획하는 것과 큰 소행성 표면에서 큰 바위를 채취하는 두가지 컨셉이 존재 On the left, a notional concept image of ARM robotic capture option A, which would envelop an entire free-flying asteroid. On the right, a notional concept image of ARM robotic capture option B, which would retrieve a bolder from a larger asteroid.
Image Credit: NASA  )  


 사실 나사는 이전부터 지구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지구 근접 천체 (NEOs : Near Earth Objects) 를 모니터링 해왔기 때문에 이 중에서 몇개의 후보 천체들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작은 소행성을 포획하는 small asteroid concept 에는 3 개의 유력한 후보가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2009 BD, 2011 MD, 2013 EC20 입니다. 


(2011 MD 의 적외선 이미지  This image of asteroid 2011 MD was taken by NASA's Spitzer Space Telescope in Feb. 2014, over a period of 20 hours.
Image Credit: NASA/JPL-Caltech/Northern Arizona University/SAO)


 이 세개의 소행성은 매우 작아서 2009 MD 는 4 미터, 2011 MD 는 6 미터, 2013 EC 20 은 2 미터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고속으로 태양 주변을 도는 물체를 잡아서 포획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들 소행성을 만약 포획하게 되면 보다 쉽게 탐사할 수 있도록 달 궤도 근방으로 끌고와 천천히 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위를 잡는 boulder concept 의 후보로는 꽤 유명한 소행성인 이토카와 (Itokawa) 와 베뉴 (Bennu) 그리고 2008 EV5 가 있습니다. 이토카와는 솔직히 지구에서 아주 가깝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대신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가 탐사를 해서 우리가 이미 그 표면을 자세히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잡석 더미 같은 표면을 감안하면 괜찮은 표본을 구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행성 이토카와  Credit : JAXA) 


 베뉴의 경우 나사의 OSIRIS-REx 탐사선이 2016 년 발사되어 2018 년에 이 소행성에 도달할 예정이라 역시 상세한 목표를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사의 소행성 포획계획은 아무리 빨라도 2019 년 이전에는 시작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계획의 토대인 차세대 로켓인 SLS ( http://jjy0501.blogspot.kr/2014/07/NASA-SLS-goes-on-schedule.html 참고) 가 그전까지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죠. 


 SLS 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2020 년 이후 사정이 좋다면 다시 인류는 소행성과 그 너머의 화성을 노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과연 소행성 포획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 지 궁금한데 성공 여부를 알게 되는 것은 다소 미래의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예산 부터 통과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미래를 단언하기는 이르겠죠. 


 아무튼 ARM 을 비롯해서 2020 년 이후에 SLS 를 통해 달 미션이나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이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