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내년 국가 부채는 570 조원 ?



 물론 국회에서 통과되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수정은 있겠지만 정부가 매우 공격적인 적자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2015 년 예산안의 총지출은 올해 대비 5.7% 나 증가한 376 조원에 달할 예정이나 수입 증가는 여기에 상당히 미달할 예정이라서 재정 관리 수지는 GDP 대비 - 2.1 %, 액수로는 33.6 조원 적자가 예상됩니다. 이는 올해 적자 규모 25.1 조원보다 늘어난 수치로 2015 년 예상 국가 채무 (D2, 일반 정부 부채) 는 570.1 조원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그리고 2018 년에는 691 조원이라는 새로운 예상치가 발표되었습니다.   


 2015 년 예산안 (확정이 아님) 은 아래와 같습니다.   



구 분

‘14(A)

‘15(B)

증감

(B-A)




%








◆ 총지출

355.8

376.0

20.2
(5.7)








1. 보건복지노동

106.4

115.5

9.1
(8.5)








※ 일자리

13.2

14.3

1.1
(7.6)








2. 교 육

50.7

53.0

2.3
(4.6)








3. 문화체육관광

5.4

6.0

0.6
(10.4)








4. 환 경

6.5

6.7

0.3
(4.0)








5. R&D

17.8

18.8

1.0
(5.9)








※ 창조경제

7.1

8.3

1.2
(17.1)








6. 산업중소기업에너지

15.4

16.5

1.1
(7.0)








7. SOC

23.7

24.4

0.7
(3.0)








8. 농림수산식품

18.7

19.3

0.6
(3.0)








9. 국 방

35.7

37.6

1.9
(5.2)








10. 외교통일

4.2

4.5

0.3
(6.9)








11. 공공질서안전

15.8

16.9

1.1
(7.1)








※ 안전예산

12.4

14.6

2.2
(17.9)








12. 일반지방행정

57.2

59.2

2.0
(3.4)

(2015 년 예산안.  단위 : 조원,   출처 : 기획 재정부 )  


 특히 눈에 띄는 예산은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 예산이 115.5 조원으로 전체 예산 지출의 30.7% 를 차지하게 된 점입니다. 이는 각종 복지 공약 때문인 것도 있지만 고령화로 인해서 복지 수혜 인구가 증가한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기초 연금 예산은 올해보다 2.4 조원 정도 늘어난 7조5824억에 달하는 반면 보육 예산은 4조9184억원으로 오히려 4085 억원 (7.7%)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영유아 인구 감소보다 노인 인구 증가가 훨씬 가파르기 때문에 결국은 총 복지 예산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예산은 아직 국회에서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대략적인 미래 재정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2014 - 2018 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입니다. 기획 재정부가 2014 년 9월에 새로 발표한 이 자료에 의하면 결국 현 박근혜 행정부에서는 균형 재정을 포기하고 재정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쳐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획 재정부는 이 문서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재정 운용 방향 제시' 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재정적자가 늘어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을 균형 수준으로 유지' 하는 것을 이 계획의 의의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의하면 2016 년 이후에야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해 국가 채무를 30 % 중반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이번 정부에서 빚을 내서 돈을 쓰고 다음 정권에서 갚는다는 꽤 고전적인 이야기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지난 여러 정부에서 했던 말의 반복이라 솔직히 새삼스러울 것은 없어 보입니다. 




   (2014 - 2018 년 국가 재정운용 계획.   단위 : 조원, 출처 : 기획재정부) 


 새로운 계획에서는 2015 년의 국가 부채 (D2 : 일반적인 의미의 국가 채무로 현금주의 기준) 570.1 조원에 달하게 되며 2016 년에는 615.5 조원, 2017 년에는 659.4 조원, 2018 년에는 691.6 조원에 달하게 됩니다. 아마도 발생주의 기준으로는 2018 년쯤 1000 조원은 훨씬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생주의/현금주의 국가 채무 참고 :  http://jjy0501.blogspot.kr/2013/10/public-debt-of-ROK.html)


물론 위의 예상도 몇년후엔 다시 수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1 년의 기획 재정부 추정치를 보면 2015 년 예상 국가 채무는 471.6 조원으로 거의 100 조원이 몇년새 재조정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1 년 이후는 기획 재정부 추정치.    출처 : 기획 재정부)


 당시에는 2014 년 이후에는 GDP 대비 30% 이내로 안정적으로 국가 채무를 관리한다고 했는데 정작 2014 년이 되자 다시 30% 중반으로 목표를 보다 관대하게 잡은 셈입니다. 


 사실 그렇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한국의 국가 채무가 위험할 정도로 높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 보다 증가폭은 가파른 편입니다. 2013 년에는 2015 년 국가 채무가 515 조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2013 - 2014 년 사이 세금이 예상처럼 걷히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경기 부양과 복지 공약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 재정을 허용한 탓에 예상보다 꽤 증가한 국가 채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의 트랜드는 수년마다 예상부채 규모를 다시 조정하는데 계속 커지는 방향입니다. 빚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늘어난다는 게 좋은 소식은 아니겠죠.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이야기는 2014 - 2018 년 예상에서 2018 년 국가 채무가 691.6 조원으로 예상된다는 것도 사실 국세 수입이 연평균 5.9% 나 증가해서 2014 년 216.5 조원이던 것이 2018 년 272.3 조원으로 대폭 증가한다는 매우 낙관적인 계획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처럼 1 년에 8 조원이상 세수 펑크가 나는 상황에서는 사실 2018 년에 국가 부채가 700 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 미래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경기 부양도 필요하고 복지 재정 확충도 불가피한 시대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정 운용 계획은 더 보수적으로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몇년 후에는 재정 균형이 맞을 테니까 지금은 빚내서 돈을 써도 괜찮아. 나중에 다 갚으면 되. 그리고 우리는 다른 선진국보다 빚이 훨씬 적어. 그러니까 아무 걱정 말어' 라는 말을 몇년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후대가 감당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재정 정책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