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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레몬, 코코넛을 이용한 열에너지 저장 소재



 (Researchers have combined modified wood with molecules derived from lemons and coconuts to create a building material capable of storing and releasing thermal energy. Credit: David Callahan/KTH)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요즘 지어지는 건물에서는 단열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렴하지만 화재에 매우 취약한 스티로폼부터 불연 소재의 단열제까지 널리 사용되지만,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한 소재로 나중에 건물을 철거할 때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스웨덴 KTH의 과학자들은 보다 친환경적인 대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바로 목재와 레몬 껍질, 그리고 코코넛입니다. 목재는 이미 흔하게 사용되는 건축 소재로 스웨덴에서는 특히 더 친숙한 건축 재료입니다. 하지만 단열 성능으로만 봤을 때 스티로폼보다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목재에 새로운 열 저장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나무의 주 성분 중 하나인 리그닌 (lignin)을 제거했습니다. 리그닌은 목질부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 중 하나로 지용성 페놀 성분입니다. 단단한 성질을 지녀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도 주목 받고 있지만, 여기서는 건축 소재보다는 보온성 소재로 사용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한 목재를 사용합니다.

그 다음 과정은 레몬 껍질에서 추출한 리모넨 아크릴레이트 (limonene acrylate)와 코코넛에서 추출한 물질을 리그닌을 제거한 빈 공간에 주입하는 것입니다. 리모넨은 감귤류의 껍질에 존재하는 지방족 탄화수소로 오렌지향을 만드는 물질 중 하나입니다.

낮에 태양열에 의해 가열되면 목재 사이에 있는 리모넨은 폴리머 형태가 되면서 내부의 물질을 가두게 됩니다. 반대로 코코넛 추출물은 녹아서 액체 상태로 변합니다. 이렇게 상변이가 일어나면서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반대로 열을 방출하면서 상변이를 일으키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열 효과보다는 액체와 고체 상태를 오가면서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방식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 변화는 실내 온도로 적당한 섭씨 24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별도의 난방 및 냉방 시스템 없이도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저렴한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략 100kg 정도면 2.5KWh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유리나 비닐 하우스 온실의 온도를 적당하게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내구성과 경제성을 입증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무독성 물질이고 자연계에서 쉽게 썩어 없어지는 물질인 만큼 지속 가능한 바이오 소재라는 측면에서는 꽤 그럴 듯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귤 냄새가 나는 건 아닐지도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kth-lemons-coconut-wood-composite-thermal-battery/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smll.20230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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