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splash/CC0 Public Domain)
식물은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 같은 단순한 원료에서 복잡한 유기물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노리치의 얼햄 연구소 (Earlham Institute in Norwich)의 니콜라 패트론 박사 (Dr. Nicola Patron)가 이끄는 연구팀은 담배 식물을 나방 페로몬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으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담배 식물의 유전자에 나벨 오렌지벌레 (navel orangeworm)와 목화 벌레 나방 (cotton bollworm moths) 페로몬을 생산하는 유전자와 함께 생산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함께 주입했습니다. 식물이 성장 초기부터 페로몬을 왕성하게 만들면 오히려 제대로 자라지 못해 수확량에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이 삽입한 페로몬 생산 조절 유전자는 농업용으로 사용을 허가받은 첨가제인 황화구리 (copper sulfate)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식물이 충분히 자랐을 때 페로몬을 왕성하게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페로몬의 생산을 조절해 나방 종에 맞춘 페로몬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나방 페로몬 같은 물질은 상당히 복잡한 유기물로 공장에서 양산하는 비용이 상당히 비싸고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폐기물을 내놓습니다. 식물을 화학 공장으로 이용할 경우 비용과 에너지, 그리고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입니다.
참고로 페로몬을 만드는 이유는 해충을 생물학적으로 구제하기 위해서 입니다. 나방 자체가 아니라 나방 유충 가운데 작물을 갉아 먹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페로몬으로 암컷이나 수컷을 유인해 다른 동물에 해로운 영향 없이 개체 수를 조절하려는 것입니다.
식물을 복잡한 유기물 생산 공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 같지만, 식물에서 특정 물질을 추출해내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과 에너지를 절감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식물 화학 공장의 미래는 밝아질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4-sex-perfume-pests-pesticides.html
Nicola Patron et al, Tunable control of insect pheromone biosynthesis in Nicotiana benthamiana, Plant Biotechnolog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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