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Alex Veglia/Rice University)
풀을 먹는 초식 동물과 풀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일 뿐 아니라 사실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풀이 자라나도록 기존의 풀을 먹어치울 뿐 아니라 배설물을 통해 비료를 뿌려주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일부러 초식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열매를 진화시킨 식물도 많습니다. 그런데 산호와 산호를 먹는 물고기 간에도 비슷한 공생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라이스 대학의 카스틴 그룹스트라 (Carsten Grupstra, graduate student from Rice University, 잠수복을 고 연구하는 사진)와 그 동료들은 나비고기과 (butterflyfish)에 속하는 물고기 (ornate butterflyfish (Chaetodon ornatissimus), mailed butterflyfish (C. reticulatus))의 배설물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산호를 먹고 역시 비료가 될 수 있는 배설물을 내놓는데, 연구팀은 여기에 비료 성분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산호의 공생 미생물인 와편모충류 (dinoflagellate)입니다. 산호는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대신 공생 미생물이 광합성을 해서 내놓는 영양분을 이용해 살아가기 때문에 공생 미생물의 존재가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나비고기가 먹은 산호에도 상당한 양의 공생 조류가 섞여 있는데, 대부분은 소화되지 않고 산호초에 뿌려져 새로운 산호에 공급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차 6대가 주차할 공간에 1억 마리의 공생 조류를 뿌리는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물론 산호와 공생 조류에 필요한 비료 역시 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영상)
이번 연구는 어쩌면 이런 물고기 배설물이 백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 파괴된 산호초를 복구할 새로운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산호만 이식해서는 빠른 복구가 어려운 만큼 산호에 필요한 공생 조류와 비료 역시 같이 공급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고기와 산호의 의외의 공생 관계는 생태계의 생물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존재들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특정 종이 아니라 환경 전반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fish-poop-probiotic-coral-bleaching/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mars.2023.1110346/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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