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밤에 꽃가루를 수분하는 곤충 - 나방

 


꿀벌은 꽃가루를 옮겨주는 중요한 곤충으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꿀벌이 모두 사라질 정도로 지구 생태계가 파괴된다면 인류 역시 무사할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이 꿀벌 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보디 많은 곤충이 꿀을 먹고 꽃가루를 운반합니다.

영국 석식스 대학 (University of Sussex)의 과학자들은 10곳의 모니터링 장소에서 3일 동안 카메라로 블랙 베리 열매를 맺는 가시나무 (Bramble, Rubus fruticosus) 주변에서 389,677장의 이미지를 촬영해 어떤 곤충이 꽃가루를 옮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총 11,564장의 곤충 방문 사진을 확인했고 이중에서 꽃가루 38,216 개를 발견했습니다. 분석 결과 꽃가루를 가장 많이 수분한 곤충은 의외로 꽃등애 (hover fly, Syrphidae) 였습니다. 반면 사람들이 꽃가루를 운반하는지 전혀 모르는 나방도 16%나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낮에는 여러 곤충이 꽃가루를 날라도 밤에는 나방이 유일한 매개 곤충이라는 점입니다.

나방의 경우 사람이 잠든 밤중에 꽃가루를 운반하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모르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꽃가루 운반자로 낮에 움직이는 곤충보다 꽤 효율적으로 식물의 수분을 돕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꽃가루 매개 곤충으로 나방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꿀벌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처럼 들리지만, 사실 꽃가루 매개 곤충이 위기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살충제의 남용과 환경 오염 물질, 지구 온난화 등으로 다른 곤충도 모두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방의 경우 애벌레가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인 경우가 흔해 사람 입장에서는 보호해야하는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다만 이는 사람 입장에서 본 것이고 나방에게는 전혀 딜레마가 아닌 상황입니다. 애벌레가 먹는 식물이 많아져야 이들도 번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 입장에서나 해충이지 사실 식물 입장에서는 서로 공생 관계에 있는 곤충일 것입니다. 진짜 생태계에 해가 되는 존재는 우리 인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moth-efficient-pollinators/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8181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