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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1021 - 평평한 얼음 위성의 지형은 눈사태 때문

 


(Examples of ridge-and-trough terrains from the four studied icy satellites. Arrows point along representative scarps in each example. (a) Boundary between Harpagia Sulcus and Nicholson Regio, Ganymede (Planetary Data System [PDS] ID: c0552445200, c0552445213). (b) Ino and Yelland Lineae, Europa (PDS ID: c0426272832, c0426272835, c0426272839, c0426273800). (c) Harran Sulcus, Enceladus (PDS ID n1489048255). (d) “Wispy Terrain” containing Palatine and Padua Chasmata, Dione (PDS ID n1662199979). Three of the images, (a) Ganymede, (b) Europa, and (c) Enceladus are shown at a common scale (10 km scale bar); (d) Dione scarps are shown at a 10× scale (100 km scale bar). These terrains are analogous in expression, but display different detailed morphologies. North is toward the top in all images. Credit: Icarus (2023). DOI: 10.1016/j.icarus.2023.115534)



(Close-up views of observed scarps on each satellite: (a1, a2) Ganymede, (b1) Europa, (c1) Enceladus, (d1) Dione. Locations of insets (a1) and (a2) can be seen in Fig. 3; inset (b1) in Fig. A5; inset (c1) in Fig. A7; and inset (d1) in Fig. A10. Arrow styles for various feature types between the five subimages are constant for comparisons. Thin white arrows denote lineations on smooth slopes, thin black double arrows denote two-component slopes, winged black arrows denote blocks, winged white arrows denote inferred headwalls, thick black arrows denote possible spur-and-gully morphology, and thick white arrows denote older surface textures on slopes. (a1, a2) Two examples of scarps on Ganymede, with smooth and striated materials (Fig. 3), and faint lineations in the smooth material. A possible headwall is also labeled. PDS ID c0552443639 (∼22 m/pixel). (b1) Example scarps on Europa displaying smooth scarps faces and textured backtilted slopes that exhibit older surface textures. PDS ID c0420626765 (∼34 m/pixel). (c1) Prominent shadows highlight headwalls and features on scarp slopes on Enceladus. Two blocks are labeled, along with a possible headwall. Potentially analogous morphology to spur-and-gully topography is labeled on what may be a two-component slope. PDS ID n1489049903 (∼80 m/pixel). (d1) Scarps on Dione displaying faint lineations, and a possible two-component slope, evidenced by differing brightness between the upper and lower slopes of the scarp. PDS ID n1649311515 (∼14 m/pixel). Credit: Icarus (2023). DOI: 10.1016/j.icarus.2023.115534)

태양계의 주요 얼음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엔셀라두스 등은 상당히 균일하고 평평한 표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표면이 얼음이고 내부에는 바다가 있어 지형이 쉽게 메워진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산에 해당되는 지형이 전혀 없다시피 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나사 JPL과 애리조나 대학의 맥켄지 밀스(Mackenzie Mills, a graduate student at the University of Arizona)와 그 동료들은 얼음 위성들의 지형을 자세히 분석해서 얼음판의 융기나 충돌로 인해 높아진 지형이 쉽게 눈사태로 무너져 내린다는 (단단한 얼음이기 때문에 지구의 눈사태보다는 산사태에 가까움)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위성들은 토성과 목성의 강한 중력에 의해 잡아당겨지기 때문에 내부에서 마찰에 의한 열이 발생하고 표면에서는 얼음 지각에 힘이가 지진이 발생합니다. 얼음 지각의 충돌과 단층 활동으로 인해 지진이 발생하면 이는 높은 지형에서 산사태 같은 눈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결국 비교적 높은 얼음산이 생겼더라도 다시 무너져 내려 지형 평탄화가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2030년대 이 얼음 위성을 탐사하게 될 나사의 유로파 클리퍼와 유럽 우주국의 주스 탐사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들이 표면 지형을 상세히 관측한다면 지진과 눈사태의 증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지형의 불안정성은 앞으로 이 위성 표면에 로버나 탐험선을 착륙시킬 때 꼭 감안해야 할 요소가 될 것입니다.

먼 미래에 로버가 거대한 눈사태를 이 위성들에서 실제로 목격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4-icy-moonquakes-surface-trigger-landslides.html

Mackenzie M. Mills et al, Moonquake-triggered mass wasting processes on icy satellites, Icarus (2023). DOI: 10.1016/j.icarus.2023.11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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