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어미와 새끼. Mother and cub on Svalbard, Norway
A female polar bear Ursus maritimus and its cub on dense drift ice in Hinlopen strait, Svalbard. Both, mother and cub look well-fed and healthy since they obviously succeded reaching the northern drift ice in spring in due time. wikipedia/AWeith, CC BU-SA 4.0)
북극곰의 피부는 사실 검은색입니다. 털로 덮혀 있지 않은 코와 발바닥 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털도 사실 흰색이 아니라 투명한데 햇빛을 산란시켜 흰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 흰색 털은 북극의 얼음 위에서 완벽한 위장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북극곰의 투명한 털이 단순히 흰색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이 털은 마치 광섬유 같은 역할을 해서 태양 에너지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일단 피부에 도달한 열에너지는 검은 색의 피부에 쉽게 흡수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뛰어난 단열재 역할을 하는 털 덕분에 열을 잃지 않습니다. 투명한 털과 털 사이의 공기는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습니다.
이런 기발한 열 획득 및 보온 기능은 당연히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메사추세츠 암허스트 대학의 웨슬리 비올라 (Wesley Viola, Department of Chemical Engineering,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와 그 동료들은 북극곰의 단열 및 열 흡수 능력을 모방한 방한복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광섬유 같은 투명한 털을 모방하기 위해 연구팀은 투명한 폴리프로필렌 실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효과적으로 열을 흡수하는 검은색 피부를 모방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PEDOT (Poly(3,4-ethylenedioxythiophene) : poly(styrenesulfonate))이라는 물질을 사용해 이를 상당히 잘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북극곰 털 모방 방한복은 면 소재보다 30%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보온 효과를 자랑했습니다. 면 소재 옷을 입었을 때보다 10도 낮은 온도에서도 따뜻함이 유지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상용화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기술을 인간에게 소개해 준 북극곰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 때문에 위기에 빠진 북극곰에게 미안해지는 소식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aterials/polar-bear-fur-warm-insulating-text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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