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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치료에 효과를 입증한 렘데시비르 - 하지만 후속 연구는 필요하다


(렘데시비르의 화학적 구조. Chemical structure of Remdesivir. public domain)


 코로나 19 치료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통제 임상 연구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19 환자의 회복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됐습니다. 사망률 역시 감소했으나 아쉽게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샘플 수가 많을 경우 유의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경우라도 상당히 희망이 있습니다. 


 여러 의료 기관에서 참가한 1063명의 환자들은 각각 위약과 렘데시비르 (첫날 200mg 용량을 투여받고 다음 9일 동안 100mg 투약받는 스케줄로 총 10일 치료)를 투약받았으며 1059명의 환자에서 투약이 모두 끝나 완전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538명이 렘데시비르군, 521명이 위약군) 그 결과 렘데시비르 투약군에서는 평균 11일 내 회복되고 위약군에서는 15일내 회복되어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회복이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습니다. (rate ratio for recovery, 1.32; 95% CI, 1.12 to 1.55; P<0 .001="" span="">


 두 번째 목표인 사망률은 카플란 마이어 곡선 분석시 14일에서 렘데시비르 군이 7.1%, 위약군이 11.9%로 렘데시비르 군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hazard ratio for death, 0.70; 95% CI, 0.47 to 1.04) 중대한 부작용은 렘데시비르 군에서 21.1%, 위약군에서 27.0%로 렘데시비르가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망률이 확실하게 감소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만약 샘플 사이즈가 조금만 더 컸다면 통계적으로 유의했을 가능성도 있는 수준입니다. (HR 0.70, 95% 신뢰구간이 0.47 - 1.04) 렘데시비르가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어쩌면 투약량을 늘리면 사망률이 더 감소할지도 모릅니다. 또 적절한 투약 시점과 용법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아무튼 연구 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된 만큼 이제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렘데시비르 단독 치료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렘데시비르는  ( https://blog.naver.com/jjy0501/221940944316 참조) SARS-CoV-2 바이러스의 RNA 의존 RNA 중합효소 (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방해하는 약물로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의 주요 타겟인 ACE2 수용체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과 같이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사실 많은 항바이러스 치료가 단독 치료보다 여러 약제를 병합해서 이뤄짐을 감안할 때 새로운 기전을 지닌 치료 약물 개발이 시급합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 19에 대한 인류의 반격을 보여주는 약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코로나 19를 완전 정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진격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John H. Beigel et al. Remdesivir for the Treatment of Covid-19—Preliminary Report,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0). DOI: 10.1056/NEJMoa2007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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