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818 - 목성의 대기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본 주노/허블/제미니


(This image showing the entire disk of Jupiter in infrared light was compiled from a mosaic of nine separate pointings observed by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a program of NSF's NOIRLabon 29 May 2019. From a "lucky imaging" set of 38 exposures taken at each pointing, the research team selected the sharpest 10%, combining them to image one ninth of Jupiter's disk. Stacks of exposures at the nine pointings were then combined to make one clear, global view of the planet. Even though it only takes a few seconds for Gemini to create each image in a lucky imaging set, completing all 38 exposures in a set can take minutes -- long enough for features to rotate noticeably across the disk. In order to compare and combine the images, they are first mapped to their actual latitude and longitude on Jupiter, using the limb, or edge of the disk, as a reference. Once the mosaics are compiled into a full disk, the final images are some of the highest-resolution infrared views of Jupiter ever taken from the ground. Credit: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OIRLab/NSF/AURA, M.H. Wong (UC Berkeley) and team Acknowledgments: Mahdi Zamani)


(These images of Jupiter's Great Red Spot were made using data collected by the Hubble Space Telescope an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on 1 April 2018. By combining observations captured at almost the same time from the two different observatories, astronomers were able to determine that dark features on the Great Red Spot are holes in the clouds rather than masses of dark material. Upper left (wide view) and lower left (detail): The Hubble image of sunlight (visible wavelengths) reflecting off clouds in Jupiter's atmosphere shows dark features within the Great Red Spot. Upper right: A thermal infrared image of the same area from Gemini shows heat energy emitted as infrared light. Cool overlying clouds appear as dark regions, but clearings in the clouds allow bright infrared emission to escape from warmer layers below. Lower middle: An ultraviolet image from Hubble shows sunlight scattered back from the haze over the Great Red Spot. The Great Red Spot appears red in visible light because the haze absorbs blue wavelengths. The Hubble data show that the haze continues to absorb even at shorter ultraviolet wavelengths. Lower right: A multiwavelength composite of Hubble and Gemini data shows visible light in blue and thermal infrared in red. The combined observations show that areas that are bright in infrared are clearings or places where there is less cloud cover blocking heat from the interior. The Hubble and Gemini observations were made to provide a wide-view context for Juno's 12th pass (Perijove 12). Credit: NASA, ESA, and M.H. Wong (UC Berkeley) and team)


(This illustration of lightning, convective towers (thunderheads), deep water clouds, and clearings in Jupiter’s atmosphere is based on data collected by the Juno spacecraft, the Hubble Space Telescope, an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Juno detects radio signals generated by lightning discharges. Because radio waves can pass through all of Jupiter’s cloud layers, Juno is able to detect lightning in deep clouds as well as lightning on the day side of the planet. Hubble detects sunlight that has reflected off clouds in Jupiter’s atmosphere. Different wavelengths penetrate to different depths in the clouds, giving researchers the ability to determine the relative heights of cloud tops. Gemini maps the thickness of cool clouds that block thermal infrared light from warmer atmospheric layers below the clouds. Thick clouds appear dark in the infrared maps, while clearings appear bright. The combination of observations can be used to map the cloud structure in three dimensions and infer details of atmospheric circulation. Thick, towering clouds form where moist air rises (upwelling and active convection). Clearings form where drier air sinks (downwelling). The clouds shown rise five times higher than similar convective towers in Earth’s relatively shallow atmosphere. The region illustrated covers a horizontal span one third greater than that of the continental United States. Credit: NASA, ESA, M.H. Wong (UC Berkeley), and A. James and M.W. Carruthers (STScI))


 목성 탐사선 주노, 허블 우주 망원경, 그리고 지상의 제니미 노스 망원경 (Gemini North telescope)이 서로 협력해서 목성 대기의 비밀을 풀어헤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실 지구나 지구 대기권에 있는 망원경은 목성의 주변을 공전하는 주노 만큼 세밀한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주노라 하더라도 모든 파장의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마이클 웡 (Michael Wong of UC Berkeley)이 이끄는 과학자 팀은 3년에 걸쳐 세 개의 관측 데이터를 합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제미니 노스 망원경에 설치된 근적외선 이미저 Near Infrared Imager (NIRI)는 목성의 상층 대기를 뚫고 내부에 있는 따뜻하고 강력한 폭풍 구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구 대기의 간섭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여러 관측 데이터 가운데 대기의 간섭이 없는 럭키 이미징 (lucky imaging)들을 모아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은 대기 상층부에서 구름에 의해 반사되는 파장을 관측했고 주노는 전파 관측을 통해 강력한 번개가 치는 구름 내부를 관측했습니다. 


 이들의 관측 데이터를 합쳐서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목성의 대기 상층부의 입체적 구조를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파장이 침투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연구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목성의 대적점에 대한 상세한 관측이 이뤄져 목성 내부에서 나오는 적외선 파장의 열에너지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목성은 가스 행성으로 사실 대기의 범위를 확실하게 정의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기 상층부가 단순한 줄무늬가 아니라 거대한 폭풍과 구름이 존재하는 매우 역동적인 기상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라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목성 대기 깊은 곳에서 나오는 열에너지와 수분이 풍부한 상승 기류는 거대한 구름을 만들면서 목성 대기 상층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볼 수 없는 수준의 강력한 번개가 생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건조해지고 차가워진 공기는 다시 내려와 목성 대기 상부에서 대류를 형성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제미니 노스의 해상도는 500km 정도였습니다. 이는 서울 부산 거리보다 멀지만, 거리를 생각하면 뉴욕에서 마이애미에 있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 두 개를 구별하는 수준의 분해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차세대 거대 망원경이 활약하면 이보다 더 상세한 관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과학자들은 목성 대기의 더 깊숙한 장소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Michael H. Wong et al, High-resolution UV/Optical/IR Imaging of Jupiter in 2016–2019, 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 (2020). DOI: 10.3847/1538-4365/ab775f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