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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기술이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에 새생명을 줄까?



(3D-printed components for the prototype reactor. Credit: Britanny Cramer/ORNL/US Dept. of Energy)

(Animation of the 3D printing process involving the direct deposition of stainless steel. Credit: ORNL/US Dept. of Energy)


 최근 금속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로켓 엔진처럼 고온 고압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금속 3D 출력 제품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오크 릿지 국립 연구소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의 연구팀은 원자로에 적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스틸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Transformational Challenge Reactor (TCR) Demonstration Program이라고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오래된 원자로를 낮은 비용으로 최신 스마트 원자로로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2020년 현재 미국에서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88곳으로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기는 하지만, 한 때 100개가 넘었다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가동을 중단하고 퇴역하는 원자로만 있고 새로 건설되는 원자로가 거의 없다시피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신규 취역한 원자로는 와츠 바 원자력 발전소 (Watts Bar Nuclear Plant) 1호, 2호기인데, 1호기는 1996년, 2호기는 2016년부터 운전에 들어갔습니다. 사실상 거의 탈원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신규 원자로가 건설되지 않은 것은 쓰리마일 및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반대가 높아져 부지 확보가 어려웠을 뿐 아니라 경제성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원전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 지어진 원전보다 훨씬 안전한 차세대 원자로가 등장했고 석유, 천연가스, 석탄 같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데다 지구 온난화 문제로 화석 연료를 대체할 발전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 가스 혁명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은 다시 높아졌고 화석 연료 가격은 다시 저렴해져 원전의 경제적 이점이 사라졌습니다. 화석 연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 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셰일 가스를 대량으로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스 발전의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태양광 및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는 강력한 이점도 희석되기 시작했습니다. 민간 발전 회사 위주인 미국에서 경제적 동기가 없다면 새로운 원전 건설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현재 미국내에서 운용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수명 연장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래 전 지은 구식 원자로를 현재 상황에 맞게 운용하는 일이 문제입니다. TCR 프로그램은 최신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21세기 형 원자로 디자인을 구식 원자력 발전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신의 AI 기술이 원자로 출력에 응용될 뿐 아니라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센서를 통합해 스마트 원자로로 개발도 가능할 것입니다. 




(동영상) 


 현재 미국에서 스마트 혹은 모듈러 원자로 기술을 통해 원자력 기술을 살려보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미국내에서도 원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린피스 같은 환경 단체만이 아니라 기존의 화력 발전소 및 관련 이해관계자 (예를 들어 셰일 가스 제조사)나 풍력 및 태양광 관련 기업들도 신형 원전 기술 개발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혹은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반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가격이라도 저렴해야 반대를 극복하고 원자력 산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3D 프린팅 기술이 오래된 원자로에 새생명을 부여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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