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초기 포유류 같은 이빨을 진화시킨 백악기 후기 파충류


(Fossilized teeth from the ancient lizard Priosphenodon show that it had durable tooth enamel—a feature much more common in mammals, according to U of A paleontologists. Credit: Aaron LeBlanc)


 고생물학자들이 백악기 후기 초기 포유류 같은 진화를 이룩한 독특한 파충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앨버타 대학의 아론 레블랑크 (Aaron LeBlanc, a post-doctoral fellow in biological sciences)와 그 동료들은 아르헨티나의 리오 네그로 (Río Negro) 주에서 발견된 백악기 파충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옛도마뱀 (sphenodontians)이라고 불리는 원시적인 파충류로 현생종은 정도 입니다. 이번에 연구한 파충류는 이 가운데 프리오스페노돈 (Priosphenodon)이라고 불리는 멸종 초식 파충류로 몸길이는 1m에 달합니다. 거대한 초식 공룡이 활보하던 당시에는 작은 파충류이지만, 현생 도마뱀류와 비교하면 작지 않은 편입니다. 


 연구팀은 프리오스페노돈의 아랫턱 화석을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백악기 파충류는 포유류와 비슷한 치아 에나멜을 진화시켜 이빨이 마모에 매우 강했습니다. 연구팀은 포유류에서만 볼 수 있는 단단한 미네랄의 직조 모양 구조물인 에나멜 프리즘 (enamel prisms)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파충류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는 프리오스페노돈이 거친 식물을 먹으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수렴 진화의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포유류의 특징으로 먼저 떠오르는 것은 털, 온혈, 땀샘, 태반 등이지만, 사실 중생대 비조류 공룡이나 해양 파충류도 일부는 온혈성을 진화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히려 포유류만의 독특한 특징은 평생 빠지지 않는 영구치의 존재입니다. 포유류는 매우 단단하고 마모에 강한 이빨을 진화시켰으며 어금니, 송곳니, 앞니처럼 기능에 따라 치아를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따라서 이빨만으로도 포유류인지 아닌지 금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프리오스페노돈처럼 독자 초기 포유류와 비슷한 이빨 진화를 이룩한 것은 강력한 선택압이 작용한 결과인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현대 파충류 가운데도 비슷한 진화를 이룩한 도마뱀이 있는데 바로 호주에 사는 가시 꼬리 도마뱀 spiny-tailed lizard 입니다. 이들도 거친 먹이를 먹으면서 에나멜 프리즘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 독특한 이빨을 진화시켰습니다. 물론 이미 포유류가 생태학적 지위를 견고하게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후손이 새로운 포유류로 진화하기는 어렵지만, 다시 한 번 대멸종이 일어나면 어떨게 될까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참고 



Aaron R.H. LeBlanc et al. Unique Tooth Morphology and Prismatic Enamel in Late Cretaceous Sphenodontians from Argentina, Current Biology (2020). DOI: 10.1016/j.cub.2020.02.07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