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인간은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좌뇌는 언어 정보를 기록하면 우뇌는 시각 정보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특화되어 있습니다. 손이나 다리와 달리 사고나 기억 저장은 굳이 좌우 대칭일 필요가 없고 각각의 부분이 기능을 나누면 더 좋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나 기억 저장이 다르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는 다른 동물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곤충처럼 작고 단순한 뇌를 지닌 경우에도 그런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영국 서식스 대학의 아나 소피아 데이빗 페르난데스와 제레미 니벤 (Ana Sofia David Fernandes and Jeremy Niven, University of Sussex)은 개미도 좌뇌와 우뇌의 기억 저장이 다르게 일어나는지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개미에게 보상으로 설탕물방울을 주고 좌우 더듬이에 자극을 주었습니다. 사람의 감각기관과 비슷하게 개미 역시 감각 기관이 좌뇌와 우뇌 양쪽에서 각각 컨트롤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비슷하게 설탕물을 줄 때 파란색의 시각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10분, 1시간, 하루 후에 파란색 자극을 주고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좌우 더듬이 자극 훈련에 따라 반응이 달리 나타났습니다. 오른쪽 더듬이를 자극한 개미는 10분 후에는 시각 자극에 강하게 반응했으나 한 시간, 하루 후에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왼쪽 더듬이는 반대로 10분 후와 1시간 후에는 별 반응이 없었으나 하루 후에는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개미가 장기 기억은 좌뇌에 단기 기억은 우뇌에 주로 저장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물론 좌우 더듬이의 반응이 다른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흥미로운 반응으로 보입니다. 개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을 저장하는지 규명하고 그 위치까지 확인하다면 이 가설을 완벽하게 뒷받침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좌뇌와 우뇌가 다른 기능을 하는 것은 복잡한 뇌를 지닌 척추동물에선 많이 검증된 이야기이지만, 개미처럼 작은 뇌를 지닌 경우에도 같은 방식인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
Lateralisation of short- and long-term visual memories in an insect,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020). royalsocietypublishing.org/doi … .1098/rspb.2020.0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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