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artist's depiction of wildlife from Alberta, Canada, 77 million years ago, the tyrannosaur Daspletosaurus hunts a young horned Spinops, while an adult Spinops tries to interfere and a Coronosaurus watches from a distance. Credit: Julius Csotonyi.)
(Among small theropods, long hind limbs gave the advantage of speed, but among the giants, long hind limbs enabled more efficient locomotion. Credit: T. Holtz, University of Maryland)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에 대해서 유명한 논쟁은 사냥꾼인가 시체 청소부인가 하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사냥꾼이었다는 이론이 우세하지만, 여전히 논쟁은 있습니다. 논쟁의 이유 중 하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대형 수각류가 코끼리보다 커다란 몸집으로 빨리 뛰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대형 육식 공룡이 치타처럼 빨리 뛸 필요는 없습니다. 주된 먹이인 중대형 초식 공룡을 따라 잡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더해 티라노사우루스가 생각보다 잘 뛰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메릴랜드 대학의 토마스 홀츠(University of Maryland's Thomas Holtz)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의 긴 다리가 반드시 빨리 뛰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보다는 에너지 효율 면에서 뛰어나 장거리를 움직이는 데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중생대 1억 8천만년 동안 활보했던 이족 보행 육식 공룡 70종을 분석해 긴 뒷다리가 어떤 이점이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소형 수각류에서는 빠른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지만, 대형 수각류에서는 효율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번에 큰 보폭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장거리를 움직일 때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코끼리처럼 굵고 짧은 다리 대신 긴 다리를 지닌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티라노사우루스가 단거리 빨리 뛰기 선수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토너였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빨리 뛰는 능력보다는 장거리를 오래 걷는 데 유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형 수각류의 달리기 및 걷기 능력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이긴 하지만, 이 연구 자체로는 사냥꾼이나 시체 청소부 중 어느 것을 주로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장거리 걷기 및 뛰기 능력은 모두 중요하니까요. 초식 공룡을 따라 이동하거나 혹은 먹이가 지칠 때까지 계속 추적하는 능력은 사냥꾼에게 중요한 자질이며 먼 거리를 걷는 능력 역시 시체 청소부 동물에게 유리합니다.
사실 비슷한 형태의 생물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쥐라기 공원처럼 실제 공룡을 되살려내지 않는 이상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결정적인 증거는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인 만큼 연구와 논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Dececchi TA, Mloszewska AM, Holtz TR Jr, Habib MB, Larsson HCE (2020) The fast and the frugal: Divergent locomotory strategies drive limb lengthening in theropod dinosaurs. PLoS ONE 15(5): e0223698. doi.org/10.1371/journal.pone.0223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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