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research suggests that next-generation telescopes might look first for hydrogen atmospheres, as hydrogen can be a viable, easily detectable biosignature of life. Credit: NASA/JPL)
수소가 많은 대기를 지닌 외계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MIT의 사라 세가 교수(Sara Seager, the Class of 1941 Professor of Planetary Science, Physics, and Aeronautics and Astronautics at MIT)가 이끄는 연구팀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원핵생물 및 진핵생물을 대상으로 100% 수소 환경에서도 영양 배지에서 증식할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메탄 생성균 (methanogen)과 효모 (yeast)가 100% 수소 환경에서도 별 문제없이 증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메탄 생성균은 산소를 싫어하고 수소가 풍부한 원시 대기 성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전혀 의외의 결과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이고 지구 대기 역시 초기에는 수소가 풍부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시기부터 지구에 살았던 고세균인 메탄 생성균은 당연히 수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0% 수소만 있는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흥미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의 대기를 관측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허블 우주 망원경과 스피처 우주 망원경을 통해서 크고 뜨거운 외계 행성의 대기 분석이 이뤄졌습니다.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가동에 들어가면 더 작은 외계 행성의 대기도 분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소가 풍부한 외계 행성이라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생성되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외계 행성은 수소가 지구보다 풍부할 것입니다. 원시 지구도 수소가 풍부한 환경이었으나 대기 중 산소 농도가 크게 올라가는 대산소화 사건이 발생한 후 수소가 산소와 결합해 대기 중에서 대부분 제거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생명체는 분명 지구에 존재했습니다.
수소는 다른 기체보다 매우 가벼워서 대기 상층으로 쉽게 올라가며 우리가 외계 행성을 관측할 때 가장 검출하기 쉬운 기체입니다. 따라서 지구나 슈퍼 지구에 해당되는 암석형 행성 대기에서도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경우라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가정은 과연 목성 같은 가스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입니다. 100%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순 없겠지만, 대기가 아니라 아예 기체만 있는 환경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지금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100% 수소 기체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라는 내용은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수소가 매우 위험한 기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수소 자체는 독성이 없는 기체입니다. 다만 산소와 반응해서 연소와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죠. 만약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100% 수소라면 전혀 위험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편견을 깨는 재미있는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S. Seager et al. Laboratory studies on the viability of life in H2-dominated exoplanet atmospheres, Nature Astronomy (2020). DOI: 10.1038/s41550-020-1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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