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는 모습으로 복원된 스피노사우루스의 골격. 하지만 과거 데이터에 의해 복원되어 꼬리가 부실하다. Spinosaurus in Japan Expo/Kumiko - https://www.flickr.com/photos/kmkmks/27388394090/)
스피노사우루스 (Spinosaurus aegyptiacus)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능가하는 중생대 최대 육상 포식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몸 길이 부분은 아마도 그렇지만, 사실 무게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작을 수도 있습니다. 스피노사우루스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처럼 많은 골격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아직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이죠. 제 책인 포식자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스피노사우루스의 가장 중요한 골격 화석은 2차 대전 당시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어 현재까지 보존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처음부터 꼬리 부분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후에도 스피노사우루스의 화석은 추가로 발견되긴 했지만, 꼬리 부분 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아 사실 우리가 보는 복원도나 무게 및 길이 추정은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꼬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길이나 무게 추정보다 스피노사우루스가 얼마나 수중 생활에 적응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스피노사우루스가 수생 혹은 반수생 공룡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다리가 상대적으로 튼튼해 지상에서도 먹이를 사냥하는 공룡이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거의 물속에서만 지내는 공룡으로 생각했습니다.
고생물학자 니자르 이브라힘 (Nizar Ibrahim)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하라 사막에서 역대 가장 완벽한 스피노사우루스의 꼬리 골격 화석을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이 찾아낸 가장 놀라운 성과는 이 꼬리뼈가 마치 지느러미처럼 생겨서 물에서 추진력을 얻기에 적합하다는 사실입니다.
(A swimming dinosaur: The tail of Spinosaurus)
연구팀은 일반 수각류의 꼬리와 새로 복원한 스피노사우루스의 꼬리, 그리고 악어 꼬리를 서로 비교해 추진력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수각류 공룡의 꼬리는 헤엄치는 데 별로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스피노사우루스와 악어 꼬리는 물속에서 대등한 높은 효율을 보여줬습니다. 솔직히 물속에 사는 공룡이라면 당연히 꼬리가 그에 맞게 진화되었을 것이지만, 복원도는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일반 수각류 공룡과 비슷하게 이뤄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스피노사우루스과 확실하게 물속에서 사냥하는 공룡이라는 점을 확인시켰습니다. 스피노사우루스는 매우 빠르게 헤엄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를 통해서 많은 먹이를 확보해 몸집을 키웠을 것입니다. 현생 포유류 가운데서도 가장 큰 육식 동물이 고래이고 식육목에서도 가장 큰 육식동물은 남방 코끼리물범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육식 공룡 가운데 가장 큰 종 중 하나가 물속에서 살았다는 것 역시 의외의 사실은 아닐 것입니다. 물속에서는 중력을 쉽게 상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먹이도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생대 바다에는 육지에서 건너온 수많은 생물들 - 어룡과 수장룡을 비롯해 모사사우루스와 여러 종류의 파충류들 - 이 번성했습니다. 공룡 역시 이 가운데 하나가 될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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