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imescale for the evolution of life on planet Earth summarising the findings of Betts et al. study. Credit: University of Bristol)
지구 생명체는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진화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두 동일한 형태의 DNA와 RNA, 아미노산을 이용하고 ATP 를 에너지 통화의 기본단위로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이론적인 공통조상을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LUCA)라고 부릅니다. 루카는 물론 이론적인 존재이고 실제로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38-40억년 전의 세포처럼 보이는 미세 화석을 발견할 수는 있지만, LUCA인지 여부는 알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Holly Betts)와 그 동료들은 고세균, 세균, 진핵생물의 유전자에 있는 분자 시계를 이용해서 이들이 분화된 시점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루카는 아마도 지국 형성 초기인 45억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보이며 세균과 고세균 (Eubacteria and Archaebacteria)으로 분리된 것은 35억년 전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세균과 고세균이 협력해 새로운 생명체인 진핵생물이 등장한 것은 25억년 전이라는 것이 연구 결과의 요지입니다.
당연히 이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게 대략 40억년 전 발생한 후기 대폭격기 (late heavy bombardment) 시기를 이겨낸 고대 지구 생물이 있었다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목성의 중력으로 혜성과 소행성이 태양계 안쪽궤도로 대거 이동해 태양계 역사상 가장 극심한 혜성 및 운석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지구 표면이 다시 형성될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지구 생물체의 등장은 그 이후라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다만 이 역시 상당한 논쟁이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루카 이론의 대안적 가설로 수평적 유전자 전달 (HGT, Horizontal Gene Transfer)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뤘던 내용으로 현생 생물의 여러 공통점은 생물 사이의 유전자 이동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루카가 실제로 있었느냐부터 그 등장 시기를 두고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결론이 난 주제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연구할 가치가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주장이 맞다면 지구 생명체는 매우 생존력이 높았던 셈입니다.
참고
Holly C. Betts et al, Integrated genomic and fossil evidence illuminates life's early evolution and eukaryote origin, Nature Ecology & Evolution (2018). DOI: 10.1038/s41559-018-064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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