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 Maastrichtian marine assemblage. Credit: Julius Csotonyi)
6600만년 전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여러 생물체가 사멸했습니다. 비조류 공룡과 익룡, 다양한 해양 파충류와 연체 동물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생물들이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살아남은 생멸체라고 해도 큰 변화를 겪은 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포유류의 경우에도 수많은 종이 사라져서 이 시기를 기점으로 태반 포유류가 주도적인 그룹이 됩니다.
흥미롭게도 고생대부터 번영을 누린 상어 역시 이 시기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본래 백악기에 번성했던 상어 그룹은 악상어목 Mackerel sharks (Lamniformes)이었습니다. 하지만 6600만년 전 대멸종을 겪으면서 흉상어목 Ground sharks (Carcharhiniformes)이 가장 다양성이 높은 그룹이 됩니다. 전자는백상아리, 청상아리 등이고 후자는 청새리상어와 두툽상어, 복상어, 흉상어, 귀상어 같은 상어입니다.
웁살라 대학과 호주의 뉴잉글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수천개의 상어 이빨 화석을 분석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했습니다. 사실 상어 같은 연골 어류는 이빨 이외의 부분이 화석으로 잘 남지 않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빨의 형태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상어의 종류가 그렇습니다.
연구 결과 예상대로 백악기말 대멸종 사건 직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악상어목은 선택적으로 숫자가 줄어들었고 흉상어목이 대신 빠르게 다양성을 늘려 주도적인 그룹이 됐습니다. 다만 이 과정을 해석하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목의 상어 모두 큰 타격을 입었는데, 흉상어목이 더 크게 번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먹이 및 먹이사슬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백악기말 대멸종에서 해양 파충류와 연체 동물이 대거 사라지고 경골 어류가 중심이 되면서 흉상어목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습니다. 여기에 대형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흉상어목이 차지할 수 있는 생태적 지위도 넓어진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는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종이라고해도 사실 소수의 생존자였으며 이들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비록 상어의 역사가 3억년 이상이라고 해도 이들 역시 변화를 겪지 않은 건 아니라는 이야기죠.
참고
Bazzi, M., Kear, B. P., Blom, H., Ahlberg, P. E., Campione, N. E. 2018. Static dental disparity and morphological turnover in sharks across the end-Cretaceous mass extinction. Current Biology 2 August 2018. DOI: 10.1016/j.cub.2018.05.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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