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소독제는 손소독제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의 소독제입니다. 알코올은 빠르게 증발되고 피부 자극도 적으면서 효과적으로 세균을 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 항상 그렇듯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일부 세균들은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멜버른 대학의 연구팀은 병원내 감염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세균인 Enterococcus faecium이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키워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1997년에서 2015년 사이 분리된 139종의 Enterococcus faecium 균주가 지닌 알코올 내성을 테스트 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분리된 균주는 오래 전 분리한 균주에 비해 10배나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소독제에 널리 쓰이는 성분인 isopropanol에 대해서는 70%가 내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알코올 내성 세균의 등장은 우리가 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입니다. 세균에게 알코올 속에서 살아남도록 진화압을 준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알코올에 노출된 모든 세균이 내성을 진화시킨 것은 아닙니다. 원내 감염에서 더 큰 문제가 되는 포도상구균 감염은 알코올 소독제 사용으로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세균마다 알코올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내성 발현 역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소독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이 등장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달갑지 않은 뉴스입니다. 결국 새로운 소독제를 개발하고 손위생에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죠. 내성균 노출이 흔하지 않고 면역 기능이 정상인 일반인에는 문제되지 않겠지만,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만성 질환이 있는 입원 환자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효과적인 소독 약제 및 방법 개발이 계속해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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