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bone fragment ('Denisova 11') was found in 2012 at Denisova Cave in Russia by Russian archaeologists and represents the daughter of a Neandertal mother and a Denisovan father. Credit: T. Higham, University of Oxford)
현생 인류의 근연종인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의 혼혈이 유전자 분석 결과 확인됐습니다. Denisova 11라고 명명된 이 화석은 적어도 13세에 사망한 소녀의 것으로 이를 분석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비바안 슬론 (Vivian Slon, a researcher at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과 그 동료들은 데니소바인 아빠와 네안데르탈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 혼혈이 아니라 이종교배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프리카인을 제외한 나머지 현생 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를 약간 물려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들 사이의 이종교배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의 이종교배는 물론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이종교배도 일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래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인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것은 지리적 분포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와 유라시아 대륙에서 기원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별개의 종으로 갈라지던 중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이동한 현생 인류의 조상과 마주쳤습니다.
이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지만, 확실한 결과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현생인류의 조상이 자리잡았다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인을 제외한 인류에 남긴 약간의 DNA만이 이들이 현생 인류와 이종교배가 가능할 만큼 가까운 존재라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석은 본래 숫적으로 더 많았던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인류와의 경쟁에서 패배해 사라지고 일부 유전자만 흔적으로 남았다는 것이지만, 이번 발견은 이 셋 사이에 생각보다 복잡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만년 전 이 셋 사이에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연구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담이지만, 뭔가 드라마 같은 설정 같기도 하네요....)
참고
Viviane Slon et al, The genome of the offspring of a Neanderthal mother and a Denisovan father, Nature (2018). DOI: 10.1038/s41586-018-045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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