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과학자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각종 독성 물질을 연구해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생물들이 만드는 신경독은 인간의 신경에도 작용해 유용한 약리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퀸즐랜드 대학과 플로레이 신경과학 및 정신 의학 연구소 (University of Queensland and the Florey Institute of Neuroscience and Mental Health)의 연구팀은 거미의 독에서 희귀 간질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드라벳 신드롬(Dravet syndrome) 혹은 영아기 중증 근간대성 간질은 4만명 당 1명 꼴로 나타나는 희귀 질환으로 뇌에 있는 나트륨 채널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드리벳 신드롬 환자의 80%가 SCN1A 유전자 이상을 지니고 있어 이것이 주된 원인으로 설명됩니다. 아무튼 환아는 지속적인 발작 증세를 보이며 결국 여러 가지 신경학적 후유증 및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거미의 신경독에서 분리한 성분이 나트륨 채널에 작용해 기능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퀸즐랜드 대학의 글렌 킹 (Glenn King) 교수와 그 동료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이 사실을 확인해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물론 실제 치료제 개발까지는 많은 과정이 남아있지만, 거미독에서 유용한 약물을 개발할 가능성이 발견되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거미에 우리의 인식은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사실 거미는 가장 중요한 포식자 가운데 하나로 막대한 양의 절지동물과 기타 동물을 잡아먹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이 가운데는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는 모기나 혹은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가 지닌 독이나 거미줄은 인간에게 유용한 화학 물질로 개발될 수 있습니다. 거미는 혐오스런 외형과는 달리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귀엽게 생기지 않은 건 어쩔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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