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herichia coli. Credit: Rocky Mountain Laboratories, NIAID, NIH)
대장균은 자연계에 매우 흔한 세균 가운데 하나로 여러 동물의 장속에서 발견됩니다.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일부 병원성 균주 때문에 대장균은 종종 나쁜 세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할 말이 없는게 (?) 그렇다고 숙주에게 뭔가 유용한 세균도 아니기 때문이죠. 잘해 봐야 무해하지 않은 세균일 뿐 입니다.
그런데 콜로라도 대학의 과학자들이 대장균에 의외의 유용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숙주의 철 흡수를 도와준고 있었던 것입니다. 민 한 교수(Min Han, a professor in CU Boulder's Department of Molecular, Cellular and Developmental Biology (MCDB))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장균이 철을 흡수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 enterobactin가 숙주의 철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대장균이 이 물질을 분비하는 이유는 당연히 숙주가 섭취한 철분을 가로채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enterobactin을 생산하지 않는 대장균을 지닌 숙주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예쁜 꼬마 선충 C. elegans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enterobactin이 없는 경우 성장 속도가 더 느리고 체내 철 농도도 낮았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enterobactin이 숙주의 철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 물질이 숙주의 철 흡수를 돕는다는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대장균의 유익한 작용인 것입니다.
인간의 장내에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최근에서야 이들이 하는 다양한 기능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작은 동반자들에 대한 연구는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Cell (2018). DOI: 10.1016/j.cell.2018.07.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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