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
(Johannes Kepler's original drawing from De Stella Nova(1606) depicting the location of the supernova, marked with an N. Credit: 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
근대 천문학의 기초를 세운 사람 가운데 하나인 요하네스 케플러는 1604년 새로운 초신성을 발견해 기록을 남겼습니다. SN1604으로 알려진 이 초신성은 케플러의 초신성으로 불리며 비교적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만,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필라 루이즈 라푸엔테 Pilar Ruiz Lapuente (UB-IECC y CSIC)가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과 유럽 남방 천문대의 VLT 등 고성능 망원경을 이용해서 지구에서 2만 광년 떨어진 케플러 초신성의 잔해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이 초신성이 두 개의 백색왜성이 충돌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케플러 초신성은 Type Ia 초신성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백색왜성이 물질을 흡수하다가 태양 질량의 1.44배인 찬드라세카 한계 근처에서 열핵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기가 일정하기 때문에 거리 척도로 사용할 수 있어 천문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초신성입니다. 보통 Type Ia 초신성은 쌍성계에서 먼저 백색왜성으로 생을 마감한 별이 동반성의 가스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초신성 폭발 이후에도 남는 별이나 백색왜성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팀은 관측 결과와 가능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케플러 초신성이 두 개의 백색왜성이 충돌한 결과이거나 혹은 백색왜성이 적색거성 상태의 동반성의 산소와 탄소로 이뤄진 핵에 직접 충돌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남는 별은 없는데, 이는 관측 결과와 부합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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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실은 살아남은 백색왜성이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백색왜성은 워낙 작은데다 가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은 더 관측이 필요하지만, 이 가설이 맞다면 케플러가 목격한 것은 별이 글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었던 셈입니다. 물론 이 장면은 케플러만 목격한 것이 아닙니다. 동시대에 중국, 아랍 지역, 조선 등에도 유사한 기록이 남아 있어 400년전 지구상에 있던 모든 이가 이 충돌 사건을 목격했을 것입니다.
참고
Pilar Ruiz-Lapuente et al. No Surviving Companion in Kepler's Supernova,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8). DOI: 10.3847/1538-4357/aac9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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