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간 정도의 탄수화물 섭취가 가장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브리검 여성 병원의 사라 시델만 박사 (Dr. Sara Seidelmann, Clinical and Research Fellow in Cardiovascular Medicine from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이 이끄는 연구팀은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ARIC) 데이터를 분석해 전체 열량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50-55%인 사람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고 기대 수명이 가장 길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ARIC 연구는 미국에서 다양한 사회 경제적 배경을 지닌 45-64세 사이 성인 15400명이 참여한 코호트 연구로 1987-1989년부터 지금까지 평균 25년 추적 관찰한 연구입니다. 6년 간격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식이 패턴을 측정했으며 그 외 여러가지 임상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연구 기간 동안 6000명 이상의 사망 케이스가 확인됐습니다.
연구 결과 탄수화물 섭취가 전체 열량 섭취의 40% 이하인 그룹은 중간 그룹 대비 기대 수명이 4년 정도 짧았습니다. 70% 이상 그룹은 반대로 1년 정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세를 기준으로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50-55%인 그룹의 기대 여명은 33년인 반면 40% 이하 그룹은 29년, 70% 이상 그룹은 32년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식물성, 그리고 동물성 음식의 섭취를 비교하면 육류와 유제품을 통한 지방 및 단백질 섭취가 조기 사망과 연관이 깊었습니다. 반면 견과류 같은 식물성 지방 섭취는 특히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일부에서 유행하고 있는 저탄수화물 식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델만 박사는 동물성 식사에 기반한 저탄수화물 식이가 짧은 수명과 연관이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nimal-based low carbohydrate diets, which are prevalent in North America and Europe, might be associated with shorter overall life span and should be discouraged.") 사실 이 내용은 이전 연구 및 메타 분석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설명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50-55%는 서구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준보다 10%는 낮습니다. 이는 식습관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면 조금 다른 결론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우리는 탄수화물 섭취가 적은 사람이 별로 없어 가자 낮은 사망률을 보이는 지점이 서구 기준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앞으로 연구를 해보려고 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인데, 영양 역학 연구가 간단하지는 않아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적당히 먹는 식습관이 가장 유리하다는 것이죠. 여러 영양소를 균형있게 먹으면 영양결핍이나 과잉을 피할 수 있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건강에 가장 유리할 것입니다.
참고
The Lancet Public Health (2018). www.thelancet.com/journals/lan … (18)30135-X/fulltext
https://medicalxpress.com/news/2018-08-moderate-carbohydrate-intake-healt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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