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자팀이 100만명 이상의 유전자 데이터를 이용해 심방 세동(atrial fibrillation)과 관련된 유전자 151개를 찾아냈습니다. 미시건 대학의 Michigan Genomics Initiative (MGI), UK Biobank, Norway's HUNT study, DiscovEHR, Iceland's deCODE Genetics, AFGen Consortium의 여러 국제 컨소시엄이 힘을 합쳐 6만 명의 심방 세동 환자와 9만명 이상의 대조군을 비교해 찾아낸 유전자들은 앞으로 심방 세동의 발병 위험도 예측, 발생 기전 규명, 그리고 적절한 치료 및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심방 세동은 심장이 정상 리듬으로 수축하지 않고 마치 떨리는 것처럼 심방이 멋대로 수축하는 질환입니다. 이런 경우라도 심실이 제대로 뛰면 증상은 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령 무증상이라도 뇌졸증이나 심부전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심한 경우 조기 사망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300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은 없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생길 수 있어 중요한 의료 문제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심방 세동이 잘 생길지 미리 예측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현재는 문제 없어도 나이가 50-60세 이상이 되면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해서 문제를 일으키니 예방이나 예측이 어려운 것입니다. 만약 심방 세동이 잘 생기는 요인을 지닌 유전자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면 심방 세동의 발생 위험도 예측이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도 많이 남았습니다.
각각의 유전자가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으며 인종적으로도 유럽계가 중심을 이뤄 다른 인종 집단에서 예측 모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과연 이런 유전적 차이가 치료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연구 주제도 남아 있습니다.
유전자 연구를 통한 맞춤 의학은 이제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전적 위험 요인과 여러 가지 환경적 위험 인자를 함께 이용해서 머신러닝 기법으로 질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연구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다만 아직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임상에 적용하고 질병 예방 및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참고
Jonas B. Nielsen et al, Biobank-driven genomic discovery yields new insight into atrial fibrillation biology, Nature Genetics (2018). DOI: 10.1038/s41588-018-0171-3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