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식물의 잎에서 사는 박테리아 - 항생 물질의 새로운 보고?



(This bustling bacterial metropolis is located on a leaf, and it might just help us discover new antibiotic candidates(Credit: Gerd Innerebner / Roger Wepf, ScopeM))



 항생제 내성은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직은 다제 내성균에 대한 약물이 남아있고 현대적인 의료 시스템을 통해서 감염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항생제를 쓰는 것 자체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진화압을 가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항생제 내성균의 숫자와 정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보고도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과학자들은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역시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항생제의 가장 좋은 소스는 역시 자연계에 있습니다. 박테리아와 싸우는 생물체는 사실 박테리아가 가장 흔합니다. 박테리아 역시 인간처럼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이죠. 그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박테리아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해왔습니다. 따라서 박테리아가 지닌 항생 물질이 가장 다양하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취리히의 스위스 연방공과대학 (ETH Zurich)의 과학자들은 색다른 장소에서 항생 물질을 연구했습니다. 바로 식물의 풀에 있는 미생물입니다. 이 작은 공간에서 박테리아들은 서로 죽고 사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하나의 박테리아가 여러 개의 항생물질을 분비하는 경우도 다반사 입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thale cress)에서 200개의 서로 다른 박테리아 균주를 찾아낸 후 700가지의 종간 항생 물질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이 가운데 Brevibacillus sp. Leaf 182의 경우 100-200종의 미생물이 든 칵테일을 억제하는 마크로브레빈 (macrobrevin)이라는 물질이 분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새로운 항생 물질을 연구하면 새로운 돌파구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항생 물질이 바로 항생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에 효과가 있어야 함은 물론 사람에 부작용이 적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종종 천연물 그대로가 아니라 여기서 화학 구조를 약간 변형시켜 사용하게 됩니다. 이 개발과정은 5-1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독특한 장소에서 찾아낸 항생제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렘 수면이 식이 패턴에 영향을 준다?

  ( Using a techniqu e called optogenetics, the activity of cells in the brain can be specifically suppressed with light pulses. Credit: Pascal Gugler / Insel Gruppe )  수면 중 빠른 안구 운동이 발생하는 렘 (REM) 수면은 아직도 그 기능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렘 수면은 꿈과 관련이 깊으며 전체 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렘 수면 시간이 짧으면 다음날 집중력이 떨어지고 많이 피곤하게 됩니다. 아마도 렘 수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기능과 작업이 이뤄짐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베른 대학교 ( University of Bern )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서 렘 수면이 식이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렘 수면이 외측 시상하부 ( lateral hypothalamus)에 영향을 주어 식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외측 시상하부는 모든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시상하부의 작은 핵으로 식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렘 수면 동안 외측 시상하부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렘 수면이 실제 식욕을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렘 수면 동안 외측 시상하부만 차단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빛으로 살아있는 세포를 조절하는 기술인 광유전학 (optogenetic) 방식으로 렘 수면 중인 쥐의 외측 시상하부 활동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쥐의 식욕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하루 간 차단만으로도 4일 정도 효과가 지속될 정도로 식욕에 대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는 렘 수면이 식욕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사실 최근에 다이어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서 ...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새롭게 발견된 초대형 등각류 (혐짤 주의)

  (Credit:  SJADE 2018 )  등각류 (isopod)는 절지동물 갑각강의 한 종류로 쥐며느리 같은 절지동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예외적으로 큰 종들도 있습니다. 심해 등각류 (giant isopod, Bathynomus)는 어른 손보다 큰 거대한 크기와 무서운 외모로 인해 종종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거대한 크기의 심해 등각류 신종을 찾아냈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남쪽에서 진행된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인 South Java Deep Sea Biodiversity Expedition 2018 (SJADES 2018)를 진행하던 중 연구팀은 950-1260m 수심에서 발견된 한 쌍의 심해 등각류가 이제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이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티노무스 라크사카 Bathynomus raksasa로 명명된 신종 (사진)의 수컷은 36.3cm이고 암컷은 29.8cm에 달해 대개 10mm 정도 크기인 등각류의 30배에 달하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신종은 흔히 가장 큰 심해 등각류로 소개되는 Bathynomus giganteus의 근연종으로 크기와 외형 역시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외형은 영화 스타쉽 스투퍼스에 나오는 외계 곤충 종족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종은 아니지만 아무튼 뭔가 무섭긴 한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vironment/supergiant-isopod-new-species/ https://en.wikipedia.org/wiki/Giant_isop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