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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급유기 사업은 어디로 ?




 앞서 이어도 관련 포스트 (http://blog.naver.com/jjy0501/100168013033  ) 에서 언급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가 최근 독도와 이어도를 향한 경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라고 부산 해양 경찰청에서 열린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강조했다고 합니다. (9월24일) 하지만 여기서 과연 '어떻게' 라는 의문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현재 이유야 어찌되든 장거리 무력 투사 능력에서 일본이나 중국에 많이 모자라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죠. 특히 공군력이나 해군력 모두 열세지만 공군은 현재 숙원 사업인 공중 급유기 사업이 취소되거나 최소한 연기될 위기에 처해 있어 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위 사업청이 발표한 '2013 년 국방예산안' 에 의하면 본래 2013 년에 467 억원이 배정되어 있었던 공중 급유기 사업비는 일부 축소될 것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아예 전액 삭감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2014 년부터 기종을 결정하고 4대를 차례로 도입하려던 공군의 계획이 최소한 연기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예산안이 삭감된 것은 기획재정부 예산안 심의 첫날로 군이 요구한 예산 규모가 크고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전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에 의해 삭감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들이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기사화 했지만 공식적으로 검증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 사업들이 취소되고 대신 들어선 현무 2차 성능 개량에 2158 억원이 배정되었기 때문에 미사일 예산이 공중 급유기 사업보다 더 우선시 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산 규모가 크다는 의미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대당 수억달러에 달하는 공중 급유기 비용을 의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3 년 사업비 자체는 사실 액수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긴 힘들 것 같지만 일단 예산 심의 당국에서 우선 순위가 밀리는 사업으로 지목된 점이 사실 의미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즉 앞으로도 예산을 신청해도 앞으로 짤릴 가능성이 높으며 최소한 2013 년 예산이 삭감되었기 때문에 2014 년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기종 선정을 하려고해도 사업 추진비 목적의 기본 예산은 필요하거든요. 


 이것은 기획재정부가 승인한 예산안이고 아직 확정된 예산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획재정부가 짜른 예산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되살아나기 보다는 추가로 더 삭감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되살아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공중 급유기는 정치권에서 우선 사업으로 밀 것 같은 항목이 아니거든요. 


 공군은 그전부터 독도 영공에서 KF-16 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5- 10 분, 그리고 F-15K 는 30 분 정도고 제주도 남방 해상에서도 작전 시간이 비슷하게 제한 된다면서 공중급유기 도입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이는 분쟁 지역에 대한 무력 투사를 위해 급유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것일테고 사실 공중급유기의 역할은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죠.


 일단 공중급유기를 통해 아군 항공기의 작전 반경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교전 등의 이유로 연료가 부족해지는 아군기를 불시착 시키는 대신 구할 수 있습니다. 또 작전지역에서 아군기가 더 장시간 공중 대기가 가능합니다. 공중 급유기가 없으면 잠시 전투 대기 상태에 있던 아군기가 다시 연료 급유를 위해 귀환할 수 밖에 없지만 공중 급유기가 지원이 가능한 상태에서는 더 오래 상공에 머물수 있고 이로 인해 공군은 작전기의 더 유연한 작전과 운용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작전 반경이 넓어진다는 의미는 장거리 무력 투사가 가능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공중 급유기는 확실히 다른 국가에 대한 '한방' 전력으로 우리가 그렇게 만만한 건 아니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일본과 중국은 이를 이미 가지고 있어 필요시 우리에 대한 장거리 무력 투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죠.



(일본 항공 자위대의 Boeing KC - 767 공중 급유기 2010 년까지 4기가 도입되었고 추가 도입 계획이 있음  The KC-767J, 404th Tactical Airlift Tanker Squadron, 1st Tactical Airlift Group, Air Support Command. 



(Tu - 16  기반의 전략 폭격기인 H-6 . 이것으로 공중 급유기로 개조한 버전을 중국이 현재 운용중에 있음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Li Pang )   


 중국이나 일본 뿐 아니라 생각보다 공중 급유기를 가졌거나 주문중인 국가들은 꽤 됩니다. 이를테면 호주, 칠레, 싱가포르, 브라질, 베네수엘라, 프랑스, 영국, 사우디 아라비아, UAE, 러시아, 터키, 이탈리아, 인도, 독일 등이 거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즉 공중 급유기가 그렇게 보기 드문것도 아니고 사실 꼭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도입 운용 중 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417 기의 KC - 135 계열 공중 급유기가 있죠. 한국은 국방규모에 비해서 의외로 공중 급유기 같은 지원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앞서 공중 급유기가 장거리 전력 투사를 가능하게 만드는 한방 전력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런 전략에서 의외로 국가 규모가 작은데도 공중 급유기가 있는 나라가 싱가포르 입니다. 싱가포르 같이 작은 나라에 왜 공중 급유기가 필요한지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싱가포르는 4 기의 KC - 135 를 보유)


 싱가포르 같이 작은 도시국가는 공격을 받으면 회피를 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따라서 싱가포르의 국방 전략 중 하나는 우리가 공격받으면 방어하는 것은 물론 받은 만큼 보복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장거리 전력 투사가 가능한 공중 전력을 상당 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중 급유기는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의외로 싱가포르 공군 전력은 싱가포르의 국토 크기를 고려했을 때 상당합니다. (F - 15 계열 24 기와 F - 16 계열 74 기 공중 급유기 및 조기 경보기 등) 



(싱가포르 공군의 KC - 135R  Republic of Singapore Air Force Boeing KC-135R Stratotanker at Avalon Airport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David Pryde   ) 


 즉 유사시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물론 만약의 경우 공격 받으면 적에게 강력한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국이 쉽게 싱가포르를 공격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물론 기본적으로 인구 500 만 수준 (그 중 325만명이 국민이고 나머지는 외국인) 인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웃의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과 상대가 안 될 듯 하지만 공군 전력은 이들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사실 공중 전력은 이들 보다 높다고 해도 될 정도죠. 그렇기에 이 작은 도시 국가가 주변에 쉽게 합병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싱가포르 공군은 진작에 공중 급유기나 조기 경보기 같은 지원기 전력을 갖추고 있어 사실 규모는 우리 공군보다 다소 작지만 훨씬 균형이 잡혀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 공군은 조기 경보기도 이제서야 도입 중이고 공중 급유기는 (사실 한국만한 수준의 작전기를 가진 나라 중에 공중 급유기 한대 없는 국가도 보기 드문 수준이죠. 싱가포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우리가 이상합니다.) 언제 도입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유사시에 미국에서 빌려쓰면 되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중 급유라는 행위는 고속으로 비행하는 두대의 항공기가 인화성 강한 연료를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라이센스가 필요한데 사실 한국도 2010 년 8 명의 F-15K 전투기 조종사를 미국으로 보내 우리 예산으로 교육 그 중 4 명이 이 라이센스를 취득했으나 공중 급유기가 도입 안되는 덕분에 더 훈련을 못하고 라이센스 유효 기간이 지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냥 예산과 시간만 날린 셈인데 빌려 쓰려고 해도 우리가 일단 가지고 훈련을 해서 숙련이 되고 라이센스를 유지해야 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그걸 다 떠나 미국이 우리 빌려주려고 공중 급유기를 항상 대기시키진 않을 테니 역시 우리 급유기가 필요하죠. 


 지금은 공중 급유기 하나만 예시로 들었을 뿐 아무튼 간에 중국이나 일본이나 그리고 우리 나라 모두 한국이 장거리 무력 투사가 사실 거의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합니다. 독도와 이어도 경비를 강화한다는데 동시에 공군과 해군 예산을 삭감한다면 '어떻게?' 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죠.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과연 앞으로 정부와 국방부가 내놓을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덧) 2012 년 공중 급유기 예상은 다시 증액되었습니다. 비관적으로 생각했는데 일단 다행이라고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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