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cks of jumping spiders resemble predatory insects like wasps and praying mantises that can fool even AI. Credit: Graphic: Olivia Harris; photos:)
(UC Associate Professor Nathan Morehouse uses microspectroscopy to study spider vision in his biology lab. Credit: Jay Yocis / UC)
호주에 사는 깡총 거미의 일종인 공작새 거미 (peacock-jumping spider, 학명 Maratus vespa) 수컷은 수컷 공작처럼 화려한 색상의 몸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는 천적인 말벌로 의태하기 위한 것으로 공작과는 반대로 암컷을 겁주는 용도입니다.
공작새거미는 인간보다 눈이 나쁘지만, 대신 가시광 영역은 물론 자외선 영역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컷 공작새거미는 멀리서 말벌 혹은 사마귀인 것처럼 배를 들어보일 뿐 아니라 다리를 이용해 몸을 떨면서 암컷을 위협합니다. 그러면 암컷은 깡총 뛰는 대신 일단 매복하기 때문에 작은 수컷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말벌처럼 보인다는 것은 인간의 시각에서 본 것입니다. 자외선 영역까지 포함해 암컷이 실제로 말벌로 착각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암컷에게 대체 뭘로 보이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죠.
신시네티 대학의 학생인 올리비아 해리스 (Olivia Harris)는 인간의 편견을 줄이기 위해 공작새거미의 위장이 인공지능도 속일 수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공작새거미의 시각과 같은 파장으로 62종의 동물을 식별하게 훈련시킨 AI는 12% 정도의 확률로 대상을 잘못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수컷 공작새 거미의 경우 20%의 확률로 말벌로 분류했습니다. 거미가 눈이 좋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멀리서는 말벌로 착각할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물론 수컷일 가능성이 더 높더라도 굳이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공작새거미 암컷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수컷을 정확히 인지합니다. 그리고 수컷을 잡어먹기도 하고 짝짓기를 하기도 하는데, 역시 이후에 잡아 먹을 수도 있어 수컷은 깡총 뛰어서 위기를 모면합니다. 아무튼 이 위험한 짝에서 다가가는 순간 수컷은 최대한 열심히 춤을 추면서 잡아 먹히는 대신 짝짓기를 하려 노력합니다.
(Peacock spiders, dance for your life! - BBC)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희안하게 생겼을 뿐 아니라 짝짓기 방법 역시 독특한 커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spider-visual-trickery-ai.html
Olivia K Harris et al, Sensory exploitation of insect face cues by courting male peacock spiders: a test using computer vision, Behavioral Ecology (2025). DOI: 10.1093/beheco/araf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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