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bust skull of an extinct Chirodipterus australis lungfish. Credit: John Long, Flinders University)
(A well preserved skull of a long-snouted Griphognathus whitei (or "duck-billed" lungfish) from the Gogo Formation area. Credit: John Long (Flinders University))
폐어 (lung fish)는 인간을 포함한 사지 동물의 가장 가까운 물고기 친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살덩어리 같은 지느러미를 지닌 육기어류 (Sarcopterygii)의 일종으로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실러캔스와 폐어, 그리고 현생 사지동물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폐어는 4억 1000만년의 역사를 지닌 오랜 생물로 데본기에 크게 번성했습니다. 폐어의 가장 큰 장점은 물밖에서도 숨을 쉴수 있어 짧은 거리를 지느러미와 꼬리를 이용해 이동하고 물이 마른 건기에도 땅속에 숨어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폐어야 말로 육지 생활에 가장 완벽히 적응한 어류로 수억 년 간 기본 생활 방식을 유지해온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he Fish That Breathes Air)
그런데 사실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해도 변화 없이 수억 년 간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폐어의 경우에도 폐로 숨을 쉰다는 기본 특징이 변하지 않은 것이지 그 형태나 생태학적 지위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의 앨리스 클레맨트 박사 (Dr. Alice Clement)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서부에 있는 데본기 고고 지층 (Gogo formation)에서 3억 8천만 년 전 살았던 7종의 폐어를 CT 스캔으로 자세히 연구했습니다.
이 폐어 화석들은 매우 보존 상태가 양호한데, 특히 두개골과 턱뼈가 온전히 보존된 5종은 3D FEM (finite element model) 기술을 통해 그 형태가 상세히 복원되어 먹이를 무는 방식이나 힘 (치악력) 같은 여러 가지 정보를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3억 8천만 년 전 폐어들은 다 동일한 삶의 방식을 지녔던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누려 턱과 이빨의 형태 역시 크게 달랐습니다. 아마도 크고 튼튼한 먹이를 잡아 먹었을 것으로 보이는 단단한 턱뼈와 근육을 지닌 종 (Chirodipterus australis)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오리와 비슷한 주둥이를 지닌 폐어(Griphognathus whitei)도 있어 당시 여러 종의 폐어가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와 먹이를 먹으면서 같은 생태계에서 다른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생대에 다양하게 진화했던 폐어는 다른 사지류가 진화하면서 육지에서 천적이 많아졌고 강과 호수에서도 경쟁이 심해져서 인지 중생대 이후 쇠퇴해 현재는 3속 6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폐로 숨을 쉬는 남다른 능력과 땅속으로 숨는 재주를 지닌 덕분에 4억 년 이라는 세월을 지구에서 살아남아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아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million-year-lungfish-jawbones-reveal.html
Joshua Bland et al, Comparison of diverse mandibular mechanics during biting in Devonian lungfishes, iScience (2025). DOI: 10.1016/j.isci.2025.11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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