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Science Bulletin (2025). DOI: 10.1016/j.scib.2025.06.040)
중생대의 하늘은 지배했던 익룡은 공룡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지만, 사실 공룡보다 연구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생물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뼈가 워낙 약해 온전히 화석화되는 경우가 드물어 주로 파편으로만 발견되다 보니 연구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익룡이 어떻게 날았고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익룡의 먹이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상상과 추정에 의해 복원도가 그려져 왔습니다. 가장 일반적이고 친숙한 모습은 물고기를 잡는 모습인데, 과거 거대 익룡이 날기 위해 바닷가의 강한 바람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거대 익룡은 내륙에 살았던 경우도 있어서 이와 같은 가설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핀셋처럼 긴 주둥이의 형태를 근거로 작은 공룡 등을 잡아먹었거나 혹은 많은 이빨을 근거로 여과 섭식자였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현재의 조류와 마찬가지로 익룡 역시 다양한 먹이를 섭취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생태학적으로 다양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이 정확히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 알려줄 결정적인 정보인 위장관 내부 물질은 좀처럼 화석으로 남지 않아 상당수는 골격 및 이빨 형태에 근거한 가정밖에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중국의 과학자들은 랴오닝성 서부의 백악기 전기 지층인 지우포탕 지층(Lower Cretaceous Jiufotang Formation in western Liaoning, China)에서 발견된 소형 익룡인 시놉테루스 아타비스무스 (Sinopterus atavismus)의 화석에서 익룡의 위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예외적으로 잘 보존된 시놉테루스의 위에서는 다량의 식물석 (phytoliths)가 발견됐습니다. 식물석은 식물 조직에 생기는 작은 실리카 입자로 식물의 죽은 후에도 보존되기 때문에 식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익룡의 위에서 이를 확인한 것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익룡은 주로 육식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속씨식물과 열매가 많지 않던 시대에도 씨앗이나 잎을 먹는 익룡도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도 일부 초식 조류도 볼 수 있으며 풀과 벌레를 함께 먹는 잡식 조류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현생 조류처럼 익룡의 먹이 역시 매우 다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견은 익룡에서 최초로 식물석을 확인한 것으로 가치가 높지만, 더 다양한 먹이의 증거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견처럼 언젠가 위장 내용물이 매우 잘 보존된 또 다른 익룡 화석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evidence-pterosaur-fossilized-stomach-longstanding.html
Shunxing Jiang et al, First occurrence of phytoliths in pterosaurs—evidence for herbivory, Science Bulletin (2025). DOI: 10.1016/j.scib.2025.06.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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