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mmal phylogeny with colors depicting the diet of living species and their ancestors; silhouettes of myrmecophagous mammals surround the tree. An inset diagram in the upper right illustrates transitions between dietary states. Credit: Vida, Calamari, & Barden / NJIT)
개미나 흰개미를 먹는 포유류는 개미핥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 포유류 가운데 개미나 흰개미를 식단에 추가한 생물은 200종에 달하며 전적으로 개미와 흰개미만 먹는 myrmecophages는 20종의 포유류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진화적으로 상당히 거리가 먼 종도 포함되어 있어 개미핥기 전략이 여러 차례 독립적으로 진화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뉴저지 공대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NJIT))의 필립 바덴 (Phillip Barde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4099종의 포유류의 식이 패턴과 진화 계통도를 분석해 포유류에서 개미핥기 전략이 신생대에 12번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포유류 자체는 이미 중생대에도 있었지만, 개미나 흰개미만 먹으면서 사는 방법이 진화한 것은 신생대에 들어와서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1억 4500만년 전 백악기 이후 개미와 흰개미의 진화에 대해서도 분석했는데, 당시에만 해도 전체 곤충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미나 흰개미가 나중에 크게 성공한 이유는 아직도 확실치 않습니다. 속씨식물의 진화 및 고도의 사회성의 진화 등이 이유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백악기에는 개미나 흰개미가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 개미핥기 포유류는 물론 공룡도 진화할 수 없었습니다. 개미로 배를 채우려면 주머니 개미핥기 (numbat)은 하루 2만 마리, 땅늑대 (aardwolf)는 30만 마리를 먹어야 하며 1년 내내 충분한 양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이 정도로 개미나 흰개미가 많아지는 것은 신생대 이후의 일입니다. 2300만년 전 마이오세에 이르러서야 흰개미와 개미는 전체 곤충의 35%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연구팀은 개미핥기 전략이 알을 낳는 단공류나 태반이 없는 유대류, 그리고 태반 포유류 모두에서 진화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만큼 개미나 흰개미가 흔해지면서 개미핥기 방식이 매우 효과적인 생존 방식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놀라운 점은 땅늑대처럼 본래 하이에나과에 속하는 동물까지 개미핥기 전략을 진화시켰다는 점입니다. 이는 극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한 번 개미핥기처럼 진화하면 다시 일반적인 식이 패턴으로 진화하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진화적으로 말하면 막다른 골목에 이른 종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포유류 진화에서 코끼리 땃쥐 (elephant shrew)의 일종인 마크로스셀리즈 (Macroscelides) 속에서 유일하게 일어났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양한 포유류에서 여러 번 개미나 흰개미를 먹는 방식이 진화한 점으로 봐도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곤충으로 이 둘을 뽐는데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mammals-evolved-ant-eaters-dinosaur.html
Thomas Vida et al, Post K-Pg rise in ant and termite prevalence underlies convergent dietary specialization in mammals, Evolution (2025). DOI: 10.1093/evolut/qpaf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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